귀농·귀촌 인구가 지난해 4만4586가구(8만855명)에 달해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고 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4067가구였던 귀농·귀촌이 해마다 두 배씩 불어나면서 불과 5년 만에 11배로 급증했다. 특히 농사를 짓지 않으면서도 시골로 이주한 귀촌의 증가세가 가파르다. 직접 농사를 짓는 귀농(지난해 1만1144가구)은 전년보다 2.0% 느는 데 그친 반면, 귀촌은 55.5%나 급증한 3만3442가구(6만1991명)에 달했다.

6만명이 넘는 도시민이 귀촌을 선택한 것은 여러모로 주목할 만하다. 교통 정보통신망의 발달로 요즘 농어촌 주거환경은 몰라보게 개선되고 있다. 웬만한 읍면이면 도시 못지않은 문화·체육시설도 갖춰져 있다. 정부의 귀농귀촌종합센터나 각 지자체가 체계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하지만 귀촌은 이런 인프라만으로 쉽게 결심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삶의 질에 대한 진지한 고민 끝에 과감하게 전원생활을 선택한 결과로 봐야 할 것이다. 그렇기에 2~3년 내 도시로 되돌아가는 비율은 1.9%에 불과할 정도다.

귀농·귀촌 붐은 농어촌 풍경도 크게 바꿔놓고 있다. 귀농·귀촌인의 70%가 50대 이하 청·장년층이다. 경영 IT 등을 경험한 이들이 농업의 6차 산업화에 기여하고 지역리더로서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실제로 귀촌가구가 많이 정착한 전북 고창과 완주의 경우 줄기만 하던 인구가 최근 4년 새 10%가량 늘었다. 떠나기만 하던 농어촌이 이젠 돌아가는 농어촌으로 탈바꿈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