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패트릭 매클로이가 서울 화랑로 육군사관학교를 방문해 기념관에 전시돼 있는 밴플리트 장군 흉상 옆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육군 제공
콜린 패트릭 매클로이가 서울 화랑로 육군사관학교를 방문해 기념관에 전시돼 있는 밴플리트 장군 흉상 옆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육군 제공
‘한국 육군의 아버지’로 불리는 제임스 밴플리트 장군(1892~1992)의 후손인 콜린 패트릭 매클로이가 지난 14일부터 8박9일 일정으로 한국의 육군사관학교를 방문했다고 육군이 20일 발표했다. 콜린은 밴플리트 장군의 고손자(4대손)로 미 육군사관학교 1학년 생도다.

밴플리트 장군은 6·25전쟁의 영웅이자 ‘한국 사랑’이 남달랐던 진정한 군인이었다. 웨스트포인트(미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제1,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1951년 4월부터 1953년 1월까지 미 8군사령관으로 재직했다. 그가 부임한 직후 시작된 중공군의 5차 대공세로 서울이 또다시 위험에 빠질 때였다. 당시 밴플리트 장군은 “서울은 한국인들의 마음속 고향이자 심장이다. 두 번 적에게 이 서울을 내줬으면 됐지 세 번은 내줄 수 없다. 더 이상 후퇴는 없다”며 결사 항전했다.

그의 하나뿐인 아들 지미 대위가 6·25전쟁에 자원해 B-26 폭격기 조종사로 참전했다가 적의 대공포에 맞아 실종됐으나 추가적인 전투력 손실을 막기 위해 구출작전 중단을 직접 지시한 것은 잘 알려진 일화다. 지미 대위는 결국 전사했다. 밴플리트 장군은 웨스트포인트의 교육훈련제도를 도입해 한국 육군사관학교를 장교 양성의 요람으로 만들었으며, 한국군 육성은 물론 전후 한국의 재건 지원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1992년부터는 ‘밴플리트 상’을 제정해 한·미 관계 증진에 큰 공헌을 한 인물에게 수여하고 있다. 그동안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이 이 상을 받았다.

콜린은 한·미 양국 육군사관학교 간 생도 상호교환방문 계획에 따라 이번에 방문했다. 그는 고조부가 참전한 한국을 방문하고자 교환방문을 신청했고, 미 육사에서는 성적 우수자인 콜린을 선발해 한국 육사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6·25전쟁에 참전한 고조부가 자랑스럽고 짧은 기간이었지만 한국 육사 생도들과 함께한 시간과 한국 문화가 매우 인상적이었다”며 “앞으로 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장교가 되면 자유와 평화를 위한 고조부의 숭고한 헌신의 뜻을 계승하고 굳건한 한·미 동맹을 위해서도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콜린은 오는 22일 이번 일정을 함께한 미 육사생도 2명과 출국할 예정이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