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로 가장 좋은 수익률을 거두려면 상장 첫날 팔아라.” 공모주 투자에 대한 시장 속설이다. 하지만 100% 정답은 아니다. 뒤늦게 발동이 걸리는 공모주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증시 새내기 중 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를 밑돈 씨에스윈드, SKC코오롱PI, 아스트 등이 올 들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상장 당일에 팔아라' 공모주 투자 정답은 아니네…뒤늦게 발동 걸린 '반전 공모주'
풍력타워 제조업체인 씨에스윈드는 20일 3만4850원에 장을 마쳤다. 올 들어 31.8% 상승했다. 지난해 11월27일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씨에스윈드는 상장 첫날부터 곤두박질쳤다. 시초가는 공모가(4만3500원)보다 10% 낮은 3만9150원에 형성됐었다. 장 마감 시점엔 하한가(3만3300원)까지 내려가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이후에도 하락세를 거듭해 12월엔 2만4000원대를 맴돌았다. 하지만 올 들어 양호한 실적이 부각되면서 반등세로 돌아섰다. 이달 3만원대를 회복했고 지난 17일엔 3만7550원으로 신고가 기록도 세웠다.

높은 시장 점유율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실적 성장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다. 김종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성장한 풍력발전 시장이 캐나다와 신흥국가들로 확대 중”이라며 “씨에스윈드는 2011년 진출한 캐나다 온타리오에서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장 당일에 팔아라' 공모주 투자 정답은 아니네…뒤늦게 발동 걸린 '반전 공모주'
지난해 12월 상장 직후 추락했던 SKC코오롱PI와 아스트 주가도 공모가를 훌쩍 웃돌고 있다. SKC코오롱PI는 실적으로 시장 불안을 지웠고, 아스트는 기술력으로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공모가 8000원이었던 SKC코오롱PI는 스마트폰 시장 정체로 인한 연성회로기판(FPCB) 업계의 실적 악화 우려에 상장 열흘 만에 13.5% 하락했다. 그러나 스마트폰에 메탈케이스 채택이 늘어남에 따라 회사 주력상품인 방열시트 수요도 증가, 반등을 시작했다. 지난 1월 초 공모가를 넘었고 올해 38.4% 올랐다. 김갑호 교보증권 연구원은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하면서 수출 물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10% 떨어진 시초가로 시작한 항공기 부품사 아스트는 올 들어 82.2% 급등했다. 공모가 대비 수익률도 60.5%에 이른다. 박승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 기준 1조원 규모의 풍부한 수주잔액을 확보하고 있다”며 “일감 증가와 생산성 개선, 외형성장을 바탕으로 올해가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흑자로 전환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스트는 이달 보잉사의 동체를 제작하는 트라이엄프 보트사와 370억원 규모의 계약 체결도 발표했다.

공원배 현대증권 연구원은 “상장 직후 급락한 공모주는 일단 반등하기 시작하면 공모가를 웃도는 성과를 보인다”며 “공모주 청약에 실패한 투자자라면 급락세가 완화될 무렵에 매수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