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를 맞은 대학들이 캠퍼스 내 좀도둑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서울대와 중앙대 학생회실에서 현금과 컴퓨터 부품 등이 잇달아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해 캠퍼스 내 보안에 비상이 걸렸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서울대 인문대 학생회실에서 학생회비 143만원이 사라졌다는 신고가 들어와 수사 중이라고 20일 밝혔다. 도난당한 학생회비는 지난달 14~16일 진행한 인문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위해 학교 측과 교수들이 내놓은 지원금인 것으로 확인됐다.

학생회 관계자는 “지난달 17일 오후 현금이 든 서류 상자를 탁자에 놓아두고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누군가 들어와 가져간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근처 폐쇄회로TV(CCTV)를 샅샅이 뒤졌으나 학생회실에 가까운 CCTV가 없어 수사에 진척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19일 낮에는 학생식당에서 절도 전과 12범인 노숙자 김모씨(65)가 한 학생의 가방을 훔쳐 달아나다가 쫓아온 학생들에게 붙잡혀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중앙대에서도 비슷한 시기에 도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설 연휴(18~22일) 비어 있던 중앙대 학생회실 두 곳에서 컴퓨터 본체와 부품 등 150만원어치가 사라져 동작경찰서가 수사에 나섰다. 지난해 5월엔 중앙대 총학생회실에 보관 중이던 학생회비 450만원이 도난당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잇달아 발생한 절도 범죄에 불안해하고 있다. 서울대생들은 “지난해 ‘서울대 망치’와 같이 학교를 돌아다니며 물건을 훔치는 상습범의 소행”으로 의심하고 있다. ‘서울대 망치’라 불리던 이모씨(43)는 지난해 1월 범행을 목격한 학생의 머리를 망치로 내려치고 달아났다가 석 달 뒤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는 2000년부터 서울대에서 물건을 훔쳐온 것으로 드러났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