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찾는 관광명소 만들 것"
20일 오전 서울 은평구 증산체육공원에는 형형색색의 등산복을 입은 시민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80대 어르신부터 부모 손을 잡은 초등학생까지 연령대도 다양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북쪽 북한산, 남쪽 관악산, 동쪽 용마산, 서쪽 덕양산 등 서울의 외사산(外四山)을 잇는 157㎞ 순환형 코스인 서울둘레길을 최소 한 차례 이상 완주했다는 것이다.
박 시장은 이날 서울둘레길이 정식으로 개통된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시민들과 함께 ‘서울둘레길 걷기’ 행사에 참여했다. 서울둘레길은 △수락·불암산(18.6㎞) △용마산(12.6㎞) △고덕·일자산(26.1㎞) △대모·우면산(17.9㎞) △관악산(12.7㎞) △안양천(18㎞) △봉산·앵봉산(16.6㎞) △북한산(34.5㎞) 등 8개 구간으로 나뉜다.
서울시는 서울둘레길 완주자가 이달 초 기준으로 1240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시는 이 중 최고령·최연소 완주자 및 외국인 등 다양한 스토리가 있는 시민 18명을 이날 초청했다. 박 시장과 시민들은 은평구에 있는 봉산·앵봉산 구간에서 숲 해설가의 설명을 들으며 둘레길을 걸었다.
박 시장은 “서울둘레길의 가장 큰 장점은 현장에서 조달할 수 있는 소재를 활용한 친환경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동행한 기자에게 서울둘레길 조성과 관련, 한 가지 일화를 들려줬다. 박 시장은 “2012년 당시 담당부서에서 서울둘레길 조성을 위해 45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는 보고서를 가져왔지만 실제로 들어간 예산은 3분의 1 수준인 124억원”이라고 밝혔다. 콘크리트로 만든 인공적인 길이 아니라 현장에서 나무와 돌, 흙으로 기존 등산로를 따라 길을 만들다 보니 예산이 훨씬 적게 들었다는 것이다.
숲이 좋은 곳엔 휴게시설과 쉼터를 만들어 시민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하고, 전통 있는 사찰과 유적지를 연결해 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곳곳에서 체험할 수 있게 했다.
이날 걸은 봉산·앵봉산 구간은 경사가 심하지 않은 산책길 수준이었다. 봉산 중턱에 있는 쉼터에 오르자 동쪽으로는 은평구, 서쪽으로는 경기 고양시 향동지구가 한눈에 들어왔다. 박 시장은 둘레길을 걸으면서 마주친 시민들에게 “서울둘레길을 많이 홍보해 달라”고 당부했다. 둘레길 구간 곳곳에서 시 관계자들을 불러 개선 사항을 전달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