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인물] 故 정주영 명예회장이 오늘도 묻는다 "이봐, 해봤어?"
21일은 한국 현대사의 거목인 아산(峨山)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서거한 지 14주기가 되는 날이다. 올해는 아산 탄생 100주년이기도 하다. 6남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나 가업인 농사일에 매달렸다. 지독한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수차례 가출해 공사장 인부, 쌀가게 배달원 등을 전전했다.

광복 후 1946년 미 군정청에서 불하받은 땅에 현대자동차공업사를, 이듬해 현대토건사를 세웠다. 1950년 1월 두 회사를 합병해 현대그룹 모체인 현대건설주식회사를 설립했다. 회사는 전후 교량, 도로 등 파괴된 국토 복원사업을 도맡으며 급속하게 성장했다. 1971년 현대건설, 현대자동차, 현대시멘트를 총괄하는 현대그룹을 출범시키고 1973년 현대중공업을 설립했다.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항만공사 등 ‘중동 신화’를 써내려갔다.

1987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1992년 통일국민당을 창당해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14대 대통령선거에서 패한 뒤로는 다시 경영 활동에 전념했다. 1998년 금강산 개발 사업의 상징으로 소 1000마리와 함께 판문점을 넘어 북한을 방문했다. 2001년 병상에서 요양 중 건강이 악화돼 3월21일 눈을 감았다. ‘이봐, 해봤어?’로 상징되는 그의 불굴의 정신은 정체기에 빠진 최근 한국 사회에 더 큰 울림을 주고 있다.

■ 정주영 명예회장

1915년 강원 통천군(현 북한) 출생
1946년 현대자동차공업사 설립
1965년 태국 고속도로 건설
1971년 현대그룹 출범
1998년 판문점 넘어 북한 방문
2001년 3월21일 별세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