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핸 국내 증시보다 유럽 등 해외로 눈 돌려야"
“5년쯤 뒤에는 코스피지수가 3000포인트 근처까지 도달해 있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하지만 9월쯤 미국의 금리인상이 예상돼 올해 우리 증시에서는 조정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신현조 우리은행 잠실역지점 프라이빗뱅킹(PB) 팀장은 글로벌 경제의 흐름을 읽어낸 뒤 국내외 시장에서 유망 투자처를 발굴하는 데 발군이라는 평을 듣는다. 그는 2002년부터 우리은행 재테크 팀장을 맡아 PB고객 상담을 전담하고 있다.

신 팀장은 올해 재테크 시장의 최대 변수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꼽았다. 미국의 주택·고용시장을 감안할 때 올 9~10월이 금리인상 시기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따라 올 한 해 국내 주식 투자에서는 큰 재미를 보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달러강세’를 의미하고, 이는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증시에 투자된 외국인 자금을 미국시장으로 이동시키는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는 진단이다. 신 팀장은 “미국 금리가 인상되면 외국인 자금 이탈현상이 나타나 우리 증시가 크게 출렁일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국내 펀드보다 해외 펀드가 유망하다”고 말했다.

특히 유럽증시에 주목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유럽의 양적 완화를 예상하고 작년 11월부터 투자한 유럽펀드 수익률이 벌써 20%를 넘어섰다”며 “헬스케어 관련 종목과 적립식 유럽펀드 투자를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가 올해는 부진하겠지만 중장기 전망은 매우 밝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신 팀장은 “5년쯤 뒤에는 코스피지수가 3000을 넘나들게 될 것”이라며 낙관론을 폈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있고, 부동산시장 전망은 밝지 않기 때문에 투자처를 잃은 돈이 결국 증시로 유입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선진국에서도 1인당 국민소득 3만5000달러를 전후해 주가가 급등하는 국면이 많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코스피 3000 돌파가 내년 이후 꾸준한 상승국면을 거쳐 나타날지, 조정이 이어지다 5년쯤 뒤 갑자기 급등양상이 전개될지는 지금으로선 판단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유가펀드·달러 등에도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미국 금리가 인상되면 원·달러 환율은 최소 1150원에서 최대 1250원까지 오를 것”이란 진단이다. 유가에 대해서는 “배럴당 50달러 선이 무너지고 40달러 초반까지 내려갔지만 추락이 지속될 가능성은 적다”며 “반등을 노리고 유가 관련 펀드에 역발상 투자를 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부동산 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베이비붐 세대처럼 아파트를 사서 부를 늘릴 수 있는 시대는 지났으며 부동산 거품이 꺼지는 추세는 막을 수 없다”고 진단했다. “부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50~60평대 아파트는 ‘공동 임대’ 형태로 매물로 나올 것”이라고 했다.

신 팀장은 “저축으로 돈을 버는 시대는 이제 지나갔다”며 “투자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자산에서 적정 비중은 위험자산에 투자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전문가들은 ‘100-나이’를 적절한 위험자산 투자 비중으로 본다”며 “금융자산 중 20% 이상은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