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한류에 베팅하는 벤처캐피털…"터지면 10배 수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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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 투자 갈수록 세분화
RBW, 오디션 프로에 10억 유치
지온, 걸그룹 헬로비너스에 18억
"개인 재능 유동화 시대 올 것"
RBW, 오디션 프로에 10억 유치
지온, 걸그룹 헬로비너스에 18억
"개인 재능 유동화 시대 올 것"
#1. 국내 엔터테인먼트 회사 RBW는 작년 10월 해외에서 신인가수를 발굴하는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을 기획해 10억원의 벤처캐피털 자금을 유치했다. RBW 제작 프로그램을 해외 방송국이 방영해 얻는 수익을 약정비율로 나눠 갖는 계약이다. 벤처캐피털이 RBW의 방송 제작능력과 가수 육성시스템을 ‘기술적 자산’으로 높이 평가한 결과다.
#2. 벤처캐피털 지온인베스트먼트는 2012년 국내 걸그룹 헬로비너스에 18억원을 투자했다. 신인가수 데뷔 프로젝트로는 첫 벤처 투자 사례다. 걸그룹 자체의 재능과 매력을 스타트업(창업 벤처기업)의 특허기술 같은 무형자산으로 인정한 것이다.
솔로가수 해외 진출, 해외 방송프로그램 공급 등 ‘프로젝트(project)형’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대한 벤처 투자가 늘고 있다. 프로젝트 투자란 특정 프로젝트 진행에 필요한 일부 자금을 벤처캐피털이 대고 약속한 비율대로 수익을 분배하는 투자를 말한다. 영화나 부동산 개발 투자 방식과 비슷하다. 프로젝트가 흥행하면 원금의 몇 배에 해당하는 수익을 회수할 수 있지만, 반대로 실패하면 원금 손실 가능성도 있다. 니콜 프로젝트에 투자한 KTB네트워크 관계자는 “일본에 고정팬이 많은 니콜의 성공 가능성을 사전에 정교하게 분석한 뒤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회사는 원금의 두 배 가까운 자금을 회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벤처캐피털, ‘한류’ 폭발력에 군침
벤처캐피털이 ‘프로젝트’형 엔터 투자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엔터산업이 개별 프로젝트 투자를 진행할 수 있을 만큼 규모가 성장한 영향이 크다. 한류문화가 세계로 확산되면서 수익창출 시장이 넓어진 덕분이다. 리스크가 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엔터 회사는 상당 규모의 초기 자금이 필요하다. 저금리 시대를 맞은 벤처캐피털은 고수익을 낼 새로운 수익모델이 절실하다. 프로젝트와 모험자본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지점이다.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소속 회사 지분에도 투자할 수 있고, 이 경우 수십배의 ‘대박’을 낼 수 있다는 데 벤처캐피털은 주목하고 있다. 실제 엔터 투자가 첨단기술이나 의료 바이오 등 일반 벤처기술 투자 못지 않은 ‘폭발력’을 보인 경우가 적지 않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2009년 비상장사였던 YG엔터테인먼트에 74억원을 투자, 3년간 총 687억원을 회수했다. 10배 가까운 수익률이다. 김형수 벤처캐피털협회 전무는 “엔터테인먼트는 사물인터넷(IoT), 바이오와 함께 벤처캐피털 투자의 3대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 지분에서 가수까지 ‘투자 세분화’
벤처캐피털의 문화 영토 확장은 ‘니콜 프로젝트’ 같은 개인 재능에 대한 투자로 세분화하는 추세다. 영화 드라마 음반 등 전통적인 문화콘텐츠 투자를 통해 원가와 수익계산, 헤지 시스템 가동 등 투자기법이 정교해지면서 자신감이 붙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엔터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한 지난 10여년간 영화나 드라마, 음반 투자 등을 통해 표준 예상매출 수익률 등의 통계가 상당량 축적된 것도 엔터 프로젝트와 모험자본 간 결합을 가속화하는 요인이다. 벤처캐피털 관계자는 “남녀 아이돌 가수 후보들을 등급별로 분류해 예상 매출과 순이익을 산출하는 게 가능하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는 특정 솔로가수 프로젝트 벤처 투자의 등장을 ‘인적자산(human capital)’ 유동화가 국내 자본시장에서도 가능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으로도 해석한다. 백여현 한투파트너스 대표는 “자금이 없는 연예인이나 사업가가 자신의 재능과 아이디어를 담보로 채권이나 주식을 발행하는 개인 유동화 시대가 앞당겨 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이 같은 일이 드물지 않다. 영국의 록 가수 데이비드 보위가 대표적이다. 그는 1997년 자신의 음반 판매 로열티를 담보로 신용등급까지 받아 5500만달러의 채권을 발행했다.
한편 국내 ‘문화콘텐츠 투자’ 규모는 역대 최고치를 지속적으로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해 모태펀드의 자펀드들이 국내 문화콘텐츠 ‘프로젝트’에 투자한 금액은 총 2589억원이다. 전년(1792억원) 대비 44.5% 증가한 규모다.
오동혁/이관우 기자 otto83@hankyung.com
#2. 벤처캐피털 지온인베스트먼트는 2012년 국내 걸그룹 헬로비너스에 18억원을 투자했다. 신인가수 데뷔 프로젝트로는 첫 벤처 투자 사례다. 걸그룹 자체의 재능과 매력을 스타트업(창업 벤처기업)의 특허기술 같은 무형자산으로 인정한 것이다.
솔로가수 해외 진출, 해외 방송프로그램 공급 등 ‘프로젝트(project)형’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대한 벤처 투자가 늘고 있다. 프로젝트 투자란 특정 프로젝트 진행에 필요한 일부 자금을 벤처캐피털이 대고 약속한 비율대로 수익을 분배하는 투자를 말한다. 영화나 부동산 개발 투자 방식과 비슷하다. 프로젝트가 흥행하면 원금의 몇 배에 해당하는 수익을 회수할 수 있지만, 반대로 실패하면 원금 손실 가능성도 있다. 니콜 프로젝트에 투자한 KTB네트워크 관계자는 “일본에 고정팬이 많은 니콜의 성공 가능성을 사전에 정교하게 분석한 뒤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회사는 원금의 두 배 가까운 자금을 회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벤처캐피털, ‘한류’ 폭발력에 군침
벤처캐피털이 ‘프로젝트’형 엔터 투자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엔터산업이 개별 프로젝트 투자를 진행할 수 있을 만큼 규모가 성장한 영향이 크다. 한류문화가 세계로 확산되면서 수익창출 시장이 넓어진 덕분이다. 리스크가 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엔터 회사는 상당 규모의 초기 자금이 필요하다. 저금리 시대를 맞은 벤처캐피털은 고수익을 낼 새로운 수익모델이 절실하다. 프로젝트와 모험자본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지점이다.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소속 회사 지분에도 투자할 수 있고, 이 경우 수십배의 ‘대박’을 낼 수 있다는 데 벤처캐피털은 주목하고 있다. 실제 엔터 투자가 첨단기술이나 의료 바이오 등 일반 벤처기술 투자 못지 않은 ‘폭발력’을 보인 경우가 적지 않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2009년 비상장사였던 YG엔터테인먼트에 74억원을 투자, 3년간 총 687억원을 회수했다. 10배 가까운 수익률이다. 김형수 벤처캐피털협회 전무는 “엔터테인먼트는 사물인터넷(IoT), 바이오와 함께 벤처캐피털 투자의 3대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 지분에서 가수까지 ‘투자 세분화’
벤처캐피털의 문화 영토 확장은 ‘니콜 프로젝트’ 같은 개인 재능에 대한 투자로 세분화하는 추세다. 영화 드라마 음반 등 전통적인 문화콘텐츠 투자를 통해 원가와 수익계산, 헤지 시스템 가동 등 투자기법이 정교해지면서 자신감이 붙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엔터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한 지난 10여년간 영화나 드라마, 음반 투자 등을 통해 표준 예상매출 수익률 등의 통계가 상당량 축적된 것도 엔터 프로젝트와 모험자본 간 결합을 가속화하는 요인이다. 벤처캐피털 관계자는 “남녀 아이돌 가수 후보들을 등급별로 분류해 예상 매출과 순이익을 산출하는 게 가능하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는 특정 솔로가수 프로젝트 벤처 투자의 등장을 ‘인적자산(human capital)’ 유동화가 국내 자본시장에서도 가능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으로도 해석한다. 백여현 한투파트너스 대표는 “자금이 없는 연예인이나 사업가가 자신의 재능과 아이디어를 담보로 채권이나 주식을 발행하는 개인 유동화 시대가 앞당겨 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이 같은 일이 드물지 않다. 영국의 록 가수 데이비드 보위가 대표적이다. 그는 1997년 자신의 음반 판매 로열티를 담보로 신용등급까지 받아 5500만달러의 채권을 발행했다.
한편 국내 ‘문화콘텐츠 투자’ 규모는 역대 최고치를 지속적으로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해 모태펀드의 자펀드들이 국내 문화콘텐츠 ‘프로젝트’에 투자한 금액은 총 2589억원이다. 전년(1792억원) 대비 44.5% 증가한 규모다.
오동혁/이관우 기자 otto8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