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을 앞둔 대학생 두 명도 이기권 장관과의 막걸리 토크에 참석했다. 청년실업률이 16년 만에 최악의 수치인 11.1%를 기록한 가운데 당사자인 취업준비생의 생생한 목소리가 전해졌다.

전국대학총학생회모임 4기 의장을 맡고 있는 나현덕 씨(33·한양대 에리카캠퍼스 경영학부 4·사진 왼쪽)는 할 말이 많았다. “당장 졸업해야 하지만 일부러 학점 하나를 ‘펑크’ 내고 졸업을 미루고 있습니다. 대학 5학년인 셈입니다. 아르바이트도 많이 하고 있고요. 요즘 노동계와 경제계, 정부 대표가 모여 노동시장 개혁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노사정이란 단어에서 ‘노’는 근로자라는 말로 현재 직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고, ‘사’는 회사지요. 우리 문제를 논의한다면서 우리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곳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구직자들의 현실적인 목소리를 들려줄 수 있는 창구를 좀 만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정이 격해지면서 목소리가 점점 커졌다. “어른들은 청년들에게 진취적인 꿈을 꾸라면서 눈높이는 낮추라고 합니다. 요즘 청년들은 나약하다고도 합니다. 꿈을 꾸고 싶고, 눈높이를 낮출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꿈은커녕 살아보려고 삶을 붙잡고 있는 상황입니다. 공장을 다니거나 원양어선을 타지 않으면 석 달을 일해도 학비를 못 법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청년들은 기성세대를 믿지 않고, 나아가 세대 간 갈등이 커지는 게 아닌가 합니다.”

숙명여대 통계학과 4학년인 김주희 씨(23·오른쪽)의 의견은 참석자들에게 씁쓸함을 안겼다. “취업이 정말 어렵습니다. 대학원생이 많아진 것도 그런 이유고요. 최근 정부에서 기업에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데, 기업들이 임금을 올리면 일자리가 줄어들 우려도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지금도 일자리가 많이 부족하다고 느끼는데, 임금이 올라 일자리가 더 줄어든다면 차라리 임금이 오르지 않는 게 낫다고 봅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