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청년의 희망, 나라의 미래
오늘 한국 사회의 청년들은 절망에 빠져 있다. 최근 나온 고용통계에 따르면 청년실업률이 11.1%로 16년 만에 최악이다. 일반 실업률의 세 배로 상황이 얼마나 엄중한가를 말해준다. 청년실업이 몰고 온 어두운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30~34세 미혼율은 남성이 50.2%, 여성은 29.1%(2010년 기준 통계청자료)로 10년 전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아졌다. 힘들게 결혼해도 출산은 두렵기만 하다. 출산율이 세계에서 제일 낮다고 하니 더 무슨 말을 할 것인가!

어떻게 하면 청년들에게 희망의 지평을 열어 줄 수 있을까? 청년들이 희망을 향해 열정을 불태울 때 나라의 미래는 밝아질 수 있다. 오늘 우리 사회를 어둡게 하는 절망의 그림자 가운데 가장 화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가 바로 청년실업이다.

대통령도 선언한 것처럼 ‘통일은 대박’이다. 특히 청년들에게 거대한 축복이다. 통일은 사회·경제적으로 거대한 시장의 통합을 몰고 올 것임이 틀림없다. 이 공간은 폭발적인 역동성을 지닌 한국 젊은이들에게 상상을 초월하는 기회를 가져다줄 것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젊은이들은 통일에 대해 부정적이고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젊은 세대들이 더 분단체제에 익숙해져 있어서일까.

얼마 전 나는 이 의문을 풀 수 있었다. 독일 한스자이델 재단 서울사무소 소장인 젤리거 박사는 국회 세미나에서 독일 통일 전 서독 청년들이 통일에 관해 어떤 태도를 보였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렇게 답변했다. “서독 청년들은 통일에 무관심했고 동독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관심은 뉴욕이나 파리, 런던에 있었다.” 그렇지만 동독 청년들은 서독을 동경하고 통일을 열망하고 있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그렇다. 젊은이들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그러므로 우리 젊은이들이 통일에 무관심한 것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북한 젊은이들은 표현을 못할 뿐이지 서울을 동경하며 통일을 꿈꾸고 있으리라 믿는다.

독일도 통일 당시 미래에 관한 불안이 없었던 것이 아니다. 당시 야당이던 사민당은 대놓고 통일을 반대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독일 통일은 모두에게 축복이었다. 실업률은 유럽에서 가장 낮고, 특히 청년실업률이 일반 실업률과 차이가 없는 유일한 나라가 독일이다. 청년에게는 일자리가 필요하다. 자유롭게 창업하고 보람 있는 직장에서 일하며 희망을 키워가는 청년이 곧 나라의 미래다. 절망하는 청년들을 위해서도 통일은 빠를수록 좋다.

이인제 < 새누리당 최고위원·국회의원 ij@assembly.g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