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양난경 하이드로코리아 사장의 '성장 정체' 뚫는 법
멀티플레이어 키워라
묻고 또 물으니 전문가 돼…기술직도 영업 가능해야
모든 '인연'을 소중하게
누구를 만나도 진솔하니 여성CEO 약점 아니더라
양 사장과의 ‘여성시대 톡톡방’에는 ‘펫북’이라는 애완견 전용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운영사를 차린 문지혜 브랜덤 사장, 건축 철골물 제조업체를 2002년 창업한 오용준 제이엠디 사장이 참여했다. 오 사장은 “회사가 수년째 정체 상태”라며 “같은 업종에서 회사를 잘 이끌고 있는 양 사장을 만나 돌파구를 찾겠다”고 했다. 제이엠디의 지난해 매출은 25억원이고 하이드로코리아는 200억원가량을 올렸다.
○“잘나갈 때 멀리 내다봐야”
오 사장은 “처음엔 3차원(3D) 철골구조물 설치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승승장구했는데 내수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성장이 정체됐다”며 “신제품 개발에 들어갔지만 판매가 신통치 않다”고 했다. 이에 양 사장은 “주력 제품이 잘 팔리고 있을 때 3~4년 뒤를 내다보고 신제품 개발에 나서야 한다”며 “그래야 주력 제품과 연결해 회사의 성장동력으로 삼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하천용 교량 매출이 상승세를 타고 있었지만 ‘조만간 한계가 오겠다’ 싶어 3년 전부터 바닷가에 설치할 수 있는 테마파크식 해양교량 개발을 시작했다”며 “중소기업은 꾸준히 팔리는 아이디어 상품을 발판 삼아 신제품 판매에 주력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문 사장은 “SNS는 네트워크 사업에 광고를 붙이기 위해 기업들을 찾아가 영업하는 게 가장 어렵다”며 “여성 CEO이기 때문에 더 영업하기 어려운데, 노하우가 있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양 사장은 “누구를 만나든지 ‘인연’이라고 생각하고 진솔하게 대하면 결국 다 나에게 온다”며 “잘 모를 때는 전문지식을 갖춘 다른 직원과 함께 다니면서 영업을 했다”고 답했다. “토목건축을 잘 모르는 나도 하나씩 배워갔듯이 기술직 직원들도 영업을 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로 함께 성장해가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엄마로서 맘 아픈 것 이겨내야”
문 사장은 “사업한 지 이제 3년 됐고 지난해 세 개 아이템으로 1억원가량 매출을 내는 데도 무척 힘들었다”며 “어떻게 10년, 20년씩 사업을 이끌면서 아이도 키울 수 있는지 대단하다”고 말했다. 양 사장은 “나는 출산 하루 전까지 출근했고, 출산 후 3개월 만에 다시 일터로 나갔기 때문에 누구보다 ‘일하는 엄마’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며 “일도 가정도 잘 영위하려면 정말 독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이에게 엄마가 왜 지금 나가야 하는지 차근차근 설명해주면서 독립적으로 키웠다고 설명했다.
양 사장은 “어렵더라도 반드시 한 번은 기회가 오니까 ‘허투루 보내는 시간이 아니다’는 믿음으로 잘 이겨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사장은 “내가 간 길을 이미 겪은 인생 선배가 공감해준 것만으로도 큰 위안이 됐다”며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새 아이템을 미리 개발해야 한다는 팁도 매우 유용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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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