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국장에 결재권 대폭 위임"…정종섭 장관의 또 다른 실험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사진)의 연이은 파격적인 행정 실험이 공직사회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행자부는 장·차관의 결재권을 실·국장 이하 직위에 대폭 위임한다고 23일 발표했다. 공직사회의 일하는 방식을 바꾸기 위한 정 장관의 파격적 조치다.

행자부에 따르면 전체 업무의 14%를 장·차관의 결재를 받아 시행 중이다. 정 장관의 이번 조치로 장관의 결재비율은 1.8%, 차관은 2.8% 등 장·차관 결재 비율이 4.7% 이하로 줄게 된다. 그동안 장·차관이 결재할문서가 많아 시간에 쫓기다 보니 중·장기적 비전과 국정과제 실현 전략을 구상하는 데 집중하기 힘든 측면이 있었다는 게 행자부의 설명이다.

이번 결재권 위임으로 장·차관이 수행하던 업무의 9.3%를 실·국장 이하 직위에서 맡게 된다. 실·국장 이하로 위임되는 업무를 누가 수행할지는 실·국장 책임 아래 자율적으로 정할 계획이다. 정 장관은 “이번 조치로 실·국장이 소신껏 업무를 처리하게 됐고 창의적 업무 수행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출신인 정 장관은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공직사회에 파격적인 실험을 잇달아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 1월엔 중앙부처 중 처음으로 유연근무제의 일종인 ‘재량근무’를 실시했다. 행자부 국장들을 대상으로 닷새 동안 사무실 밖에서 근무해 다양한 경험을 쌓도록 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정 장관은 모든 직원에게 오후 6시 정시 퇴근을 강력하게 주문하고 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