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代 이상 허리 통증 심각
초기엔 운동·물리치료 중요…지속 땐 신경성형술 추천

무릎퇴행성관절염 치료는
무릎 연골 노화로 통증 유발
제대혈 줄기세포 치료, 새 연골 조직 생성해

심하면 인공관절치환술로 건강한 삶 되찾아야


서울 암사동에 사는 80대 여성 박모씨는 날마다 밤잠을 설쳤다. 허리에서 허벅지, 종아리, 발끝까지 통증과 저릿함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나이 때문이라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1년을 지냈다.

60대부터 허리나 무릎에 가끔 통증이 있다 없어졌기 때문에 병원을 찾을 생각은 하지 않았다. 병원에 가면 수술할 것이라는 막연한 두려움도 박씨가 병원을 기피하는 이유 중 하나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심해지는 통증에 박씨는 결국 병원을 찾았다. 그는 척추관협착증 진단을 받았다.
신규철 제일정형외과병원 원장이 척추관협착증 신경성형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일정형외과병원 제공
신규철 제일정형외과병원 원장이 척추관협착증 신경성형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일정형외과병원 제공
노년층의 고질병

나이가 들면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는 것이 바로 신체적 변화다. 허리뿐 아니라 어깨, 무릎 등의 관절에도 통증이 생긴다.

제일정형외과병원에 따르면 2013~2014년 척추관협착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의 97%, 무릎퇴행성관절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의 95%가 50대 이상으로 나타났다. 이 중 70대 이상 고령층이 각각 53%, 40%를 차지했다.

척추관협착증은 허리에서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 통로, 즉 척추관이 좁아지는 증상을 말한다. 노화가 진행되면서 척추를 받쳐주는 역할을 하는 척추후관절이 변형되거나 척추 주변의 인대가 두꺼워져 나타난다.

척추관협착증은 좁아진 척추관이 신경을 누르거나 압박해 허리와 다리에 통증을 유발한다. 허리보다는 다리와 발끝에 저리고 시린 증상이 심하다. 허리를 앞으로 구부리면 일시적으로 척추관이 늘어나 허리통증이 나아지는 특징이 있다.
[건강한 인생] 허리 통증 부위에 특수관 투입…수술 없이 20분이면 증상 완화
비수술적 치료 가능

증상 초기에는 운동요법이나 물리치료 등을 통해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증상이 지속되면 신경성형술과 같은 비수술적 방법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신경성형술은 카테터라고 불리는 가느다란 특수관을 꼬리뼈를 통해 삽입해 염증이 생긴 협착 증세 부위에까지 밀어 넣어 압박된 신경에 약물을 주입하는 시술이다.

이를 통해 유착 및 염증, 통증 등을 치료할 수 있다. 전신마취가 아닌 국소마취로 진행된다. 20분 내외의 짧은 시술시간으로 빠른 회복이 가능해 고령층 환자에게 부담이 적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대표적 퇴행성 질환인 무릎퇴행성관절염은 무릎 사이에서 무릎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말랑말랑한 연골이 노화로 인해 닳거나 찢어져 뼈와 뼈가 맞닿아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증상 초기에는 약물치료, 운동치료 등으로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비수술 치료 방법인 제대혈 줄기세포 치료가 가능하다.

신생아의 태반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배양해 세포 수를 늘린 다음 그중 최적의 세포만을 골라 관절염 부위에 주입하는 시술이다.

이를 통해 새로운 연골 조직을 생성하는 것이다. 30분에서 1시간 안팎의 비교적 짧은 시술시간이 걸린다. 2~3㎝ 정도의 작은 절개로 이 또한 고령 환자들의 부담이 적다는 게 병원 측 설명이다.

무릎퇴행성관절염은 치료시기를 놓치면 줄기세포 치료로도 효과를 볼 수 없다. 이럴 경우 인공관절치환술을 시행할 수 있다.

이는 손상된 무릎관절을 제거하고 특수한 재질로 이뤄진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수술이다. 다른 외과적 수술에 비해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신규철 제일정형외과병원장은 “활기찬 100세 시대를 위해서는 건강한 척추와 관절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통증이 나타나면 하루빨리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100세 건강을 위한 지름길”이라고 조언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