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글램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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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태 논설위원 kst@hankyung.com
![[천자 칼럼] 글램핑](https://img.hankyung.com/photo/201503/AA.9738069.1.jpg)
요즘 유행하는 글램핑과 비슷한 형태는 1900년대 초 아프리카 사바나에서 시작됐다. 야생동물 사파리를 즐기던 미국과 유럽의 부호들은 저녁엔 집처럼 편하고 안락한 쉼터를 원했다. 텐트 안은 비싼 페르시안 카펫으로 치장했고 킹 사이즈의 화려한 침구도 곁들여졌다. 이들은 전속 요리사까지 대동, 야외에서 럭셔리한 식사도 즐겼다.
고품격 아웃도어 캠핑을 뜻하는 현대식 글램핑이 유행을 타기 시작한 것은 10년도 채 안 됐다. 구글에 따르면 2007년부터 이 단어에 대한 검색이 급증하기 시작, 아일랜드 영국 등 유럽을 거쳐 최근엔 미국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다고 한다. 트레킹 수영 승마 보트 등 아웃도어 활동을 즐긴 뒤 고급스런 야외 텐트에서 요리사가 해주는 바비큐 등 요리를 먹는 게 근자 들어 한참 유행하는 글램핑이다.
국내에서는 2012년 3월 제주 신라호텔이 국내 최초로 글램핑 개념을 도입했다. 호텔 야외 글램핑 빌리지에서는 카바나 스타일의 넓은 텐트에서 호텔 요리사가 조리하는 점심 또는 저녁을 즐길 수 있다. 마치 응접실 같은 텐트 내부 인테리어와 야외 바비큐 그릴, 파라솔, 해먹까지 갖추고 있어 만만치 않은 가격에도 찾는 이가 적지 않다. 안전상 취침은 안 되고 식사시간 동안만 이용할 수 있다.
국내 캠핑 열기를 타고 글램핑이란 이름을 내건 야영장을 운영하는 곳이 우후죽순처럼 늘었다. 개중엔 말만 글램핑이지 실제로는 허술한 시설의 야외 텐트에 가전제품 몇 가지만 갖춘 곳도 없지 않은 모양이다. 화재로 5명이 숨진 강화도 글램핑장도 자세한 조사 결과가 나와야 알겠지만 안전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다고 한다.
늘 그렇듯이, 사고가 터졌으니 대대적 단속과 규제가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안전 관련 점검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혹여나 과잉 규제로 캠핑문화가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 내수 중 지난 10년간 가장 성장세가 높았던 것이 아웃도어산업이라서 더욱 그렇다.
김선태 논설위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