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물품을 구매하는 모바일쇼핑이 폭발적인 성장세다. 대한상공회의소의 ‘2015 유통산업백서’에 따르면 모바일쇼핑 매출은 지난해 120% 급증한 13조1000억원에 달했다.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1년(6000억원) 이후 3년 만에 22배로 불어나 국내 최대 유통업체인 롯데쇼핑의 지난해 매출(14조2000억원)과 맞먹을 정도다. 업계에선 올해 매출이 22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모바일쇼핑 앱이나 웹페이지 접속자 수도 하루 평균 245만명으로 인구의 5%에 이른다. 내수 불황이란 우려가 무색해진다.

모바일쇼핑의 급성장은 스마트폰의 대중화, 맞벌이·1인가구 증가 속에 소비자들의 합리적 소비 경향, 업체 간 할인 경쟁이 빚어낸 복합적인 결과라고 볼 수 있다. 해외직구, 아울렛, 면세점 등의 강세도 같은 맥락이다. 오프라인 매장 중 유독 편의점만 지난해 8.7% 성장한 것은 1~2인 가구가 선호하는 근거리 소량구매에 적합한 업태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형마트(-3.4%)와 백화점(-1.6%)조차 매출 감소로 고전한 것과 뚜렷이 대비된다.

유통시장에 절대 강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양한 유통업태의 성패를 좌우하는 소비자의 선호 변화가 있을 뿐이다. 지금은 쇠락해가는 전통시장도 한때는 유통시장을 지배한 적이 있었다. 변함없는 강자일 것 같던 대형마트도 점포 없이 파격 할인으로 무장한 모바일·온라인쇼핑에 밀릴 수밖에 없다. 고령화와 저성장, IT 발전 등의 환경 변화는 또 어떤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유통 혁신을 몰고올지 모른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당장 눈에 보이는 대형마트만 틀어막으면 전통시장이 되살아날 것처럼 착각과 무지의 규제를 남발해 왔다. 그렇지만 결과는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의 동반 매출 감소다. 지금도 국회에는 그런 억지 의원입법안이 20여건이나 계류 중이다. 하지만 아무리 대형마트를 강제휴무시키고 영업시간을 단축한들 소비자를 억지로 끌고갈 순 없다. 내수 침체만 부채질할 뿐이다. 눈에 안 보이는 모바일쇼핑은 강제휴무도 영업시간 제한도 불가능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