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다시 재테크 패권 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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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펀드 채권 비중, 8년7개월 만에 주식 추월
올 채권형펀드에 1조 넘게 유입…금리 인하·박스피·超저금리
3박자 맞아떨어지며 돈 몰려…안정적이고 예금보다 높은 수익
MMF 대기자금 109조 달하고 주식형펀드 환매 자금 유입도
올 채권형펀드에 1조 넘게 유입…금리 인하·박스피·超저금리
3박자 맞아떨어지며 돈 몰려…안정적이고 예금보다 높은 수익
MMF 대기자금 109조 달하고 주식형펀드 환매 자금 유입도
공모 펀드의 채권 투자 비중이 2006년 8월 이후 8년7개월 만에 주식 비중을 앞질렀다. 초저금리에다 박스권에 갇힌 코스피, 기준금리 추가 인하(채권가격 상승) 가능성 때문에 채권형 펀드에 돈이 몰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단기 채권에 자산의 약 40%를 투자하는 머니마켓펀드(MMF)에 돈을 넣어두고 투자 기회를 엿보는 경향이 강해진 것도 채권 비중이 늘어난 원인으로 분석된다.
◆올해 채권형 펀드에만 1조원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공모 펀드의 자산 236조4385억원(20일 기준) 중 채권 비중은 32.44%(76조6924억원)로, 주식(31.22%, 73조8069억원)을 넘어섰다.
공모 펀드의 채권 비중이 증가한 것은 국내 채권형 펀드의 인기 때문이다. 펀드 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 집계를 보면, 올 들어 24일까지 국내 공모 채권형 펀드에 1조416억원이 순유입됐다. 채권형 펀드에 돈이 몰린 것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내 추가로 내릴 것이란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인하는 채권가격의 상승 요인이다.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도 상승세다. 한국은행이 작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종전 연 2.5%에서 1.75%로 내리면서 채권형 펀드의 지난 1년간 수익률은 평균 5.16%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인 4.66%보다 0.5%포인트 높은 수치다. 강봉모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전무는 “한국은행이 한두 차례 기준금리를 더 내릴 것으로 예상한 기관과 개인 투자자들이 채권형 펀드에 돈을 맡기고 있다”고 말했다.
◆‘채권 40%’ MMF, 100조원 돌파
MMF에 돈이 쌓이고 있는 것도 공모 펀드의 채권 투자 비중이 올라간 이유 중 하나다. MMF는 투자자들이 원할 때 자금을 입·출금할 수 있는 단기 금융상품이다. 단기채권에 자산의 최대 40% 정도를 투자한다. 수익률은 연 2%를 조금 못 미치는 수준으로, 은행권의 수시입출금식 통장보다 높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MMF 설정 잔액은 109조1286억원으로, 작년 말(84조3316억원) 대비 29.4% 증가했다. 증권사의 한 프라이빗뱅커(PB)는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불확실성을 우려하는 보수적인 투자자들이 MMF에 돈을 넣고 기회를 엿보고 있다”며 “단기 금리가 급격히 오르지 않는 한 원금 손실을 낼 가능성이 적은 것도 인기 요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채권 선호 계속될 것”
전문가들은 채권의 인기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의 채권형 펀드 매니저는 “정기예금 금리가 연 1%대로 낮아지면서 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채권 관련 상품으로 돈이 유입되고 있다”며 “주식시장의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다 보니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환매된 자금도 넘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글로벌 유동성 장세에 대비하자는 차원에서 채권형 펀드에서 주식형 펀드로 돈을 옮겨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A운용사 대표는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부진한 탓에 채권형 펀드가 돈을 끌어들이고 있지만 잠시 돈을 맡아두는 역할에 그칠 것”이라며 “글로벌 유동성 장세가 본격화되면 주식형 펀드로 뭉칫돈이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올해 채권형 펀드에만 1조원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공모 펀드의 자산 236조4385억원(20일 기준) 중 채권 비중은 32.44%(76조6924억원)로, 주식(31.22%, 73조8069억원)을 넘어섰다.
공모 펀드의 채권 비중이 증가한 것은 국내 채권형 펀드의 인기 때문이다. 펀드 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 집계를 보면, 올 들어 24일까지 국내 공모 채권형 펀드에 1조416억원이 순유입됐다. 채권형 펀드에 돈이 몰린 것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내 추가로 내릴 것이란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인하는 채권가격의 상승 요인이다.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도 상승세다. 한국은행이 작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종전 연 2.5%에서 1.75%로 내리면서 채권형 펀드의 지난 1년간 수익률은 평균 5.16%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인 4.66%보다 0.5%포인트 높은 수치다. 강봉모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전무는 “한국은행이 한두 차례 기준금리를 더 내릴 것으로 예상한 기관과 개인 투자자들이 채권형 펀드에 돈을 맡기고 있다”고 말했다.
◆‘채권 40%’ MMF, 100조원 돌파
MMF에 돈이 쌓이고 있는 것도 공모 펀드의 채권 투자 비중이 올라간 이유 중 하나다. MMF는 투자자들이 원할 때 자금을 입·출금할 수 있는 단기 금융상품이다. 단기채권에 자산의 최대 40% 정도를 투자한다. 수익률은 연 2%를 조금 못 미치는 수준으로, 은행권의 수시입출금식 통장보다 높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MMF 설정 잔액은 109조1286억원으로, 작년 말(84조3316억원) 대비 29.4% 증가했다. 증권사의 한 프라이빗뱅커(PB)는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불확실성을 우려하는 보수적인 투자자들이 MMF에 돈을 넣고 기회를 엿보고 있다”며 “단기 금리가 급격히 오르지 않는 한 원금 손실을 낼 가능성이 적은 것도 인기 요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채권 선호 계속될 것”
전문가들은 채권의 인기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의 채권형 펀드 매니저는 “정기예금 금리가 연 1%대로 낮아지면서 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채권 관련 상품으로 돈이 유입되고 있다”며 “주식시장의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다 보니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환매된 자금도 넘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글로벌 유동성 장세에 대비하자는 차원에서 채권형 펀드에서 주식형 펀드로 돈을 옮겨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A운용사 대표는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부진한 탓에 채권형 펀드가 돈을 끌어들이고 있지만 잠시 돈을 맡아두는 역할에 그칠 것”이라며 “글로벌 유동성 장세가 본격화되면 주식형 펀드로 뭉칫돈이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