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뇌전증을 유발하는 유전자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 규명됐다.

김동석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교수팀과 이정호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팀은 난치성 뇌전증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세계 처음 규명했다고 24일 발표했다. 연구진은 동물실험을 통해 유전자 변이를 억제하면 좋은 치료 효과를 가져오는 것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 성과는 ‘네이처 메디슨’ 온라인판에 실렸다.

뇌전증은 뇌신경 세포의 일시적이고 불규칙적인 이상 흥분 현상이다. 잦은 발작과 발달장애 위험이 있다. 약물로는 큰 치료 효과를 볼 수 없었던 이 질환은 문제가 발생한 뇌 부위를 자르거나 해당 부위에 전기자극을 주는 수술로 증상을 조절해왔다.

김 교수는 “수술적 치료만이 유일한 대안이었던 난치성 뇌전증의 원인을 처음 규명해 혁신적인 치료 약물 개발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공동 책임연구자인 이 교수는 “난치성 뇌질환의 원인 유전변이가 우리 몸 전체에 분포돼 있을 것이라는 학설을 뒤집고 뇌 영역에만 존재하면서 뇌 기능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세계 최초의 연구”라고 말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