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올 연말 설립을 목표로 추진 중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서 거부권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중국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이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국가가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AIIB 참여 의사를 밝히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 보도했다.

현재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아시아개발은행(ADB) 등에서는 주요 의사 결정을 할 때 전체 지분의 85% 이상이 찬성해야만 한다. 때문에 이들 두 기구에서는 지분율 15%가 넘는 미국 정부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중국 정부는 그러나 중국이 AIIB의 최대 지분을 보유하더라도 미국처럼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뜻을 유럽 각국에 전달했다고 WSJ는 전했다. 중국 정부의 이 같은 제안은 중국 정부가 AIIB를 사실상 좌지우지할 것이라는 서구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캐나다 정부도 조만간 AIIB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데이비드 바나베 캐나다 재정부 대변인은 블룸버그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캐나다는 현재 AIIB 참여 문제를 숙고 중”이라고 답변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