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기 도입 늘리고…국제선 신규 취항…저비용 항공사, 덩치 키우기 '고공비행'
“올해 사업을 키우지 않으면 생존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국내 5개 저비용 항공사(LCC)가 사활을 건 사세 확장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저유가가 항공업계에 호재로 작용하는 가운데 LCC의 항공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연초부터 몸집 불리기에 나선 것이다. 지난 2월 국내선의 LCC 점유율은 51.2%, 국제선은 13.2%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하지만 국내 5개 LCC 보유 여객기를 모두 합쳐봤자 66대(작년 12월 기준)에 불과해 아시아나항공(84대)에도 미치지 못한다. 국내 LCC들이 최근 들어 보유 여객기를 늘리고 노선 확장에 뛰어드는 것도 미래 경쟁력을 갖기 위한 전략의 하나다.

◆제주항공·진에어, 몸집 불리기 전쟁

올 들어 ‘덩치 키우기’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LCC는 제주항공과 진에어다.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은 제주항공은 현재 싱가포르항공과 투자 유치 협상을 벌이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협상이 잘 마무리되면 재무구조 개선과 더불어 선진 항공시스템 도입 및 노선 확보 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 18대인 보유 여객기 수를 21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24일부터는 홍콩과 대만, 태국 현지 자유여행객 유치를 위해 중국어 번체 및 태국어 홈페이지를 신설하고, 대만달러 결제 서비스를 시작했다.

진에어는 국내 LCC 최초로 중대형기를 도입하고, 이르면 12월부터 국내 LCC 노선 중 최장거리인 인천~하와이 호놀룰루 노선을 운항할 계획이다. 또 보잉 B777-200ER(355~393석)을 비롯해 여객기 6대를 들여와 보유 비행기를 19대로 늘릴 예정이다. 진에어는 12개 국제선 노선을 신설하고, 국내 및 국제선 공급석 수를 전년 대비 49%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29일부터 대한항공과 인천~괌, 인천~일본 오키나와 등 6개 국제선 노선에서 공동 운항한다.

◆에어부산, ‘부산 1위 수성’에 집중

부산 김해공항이 거점인 에어부산은 올해 ‘부산 1위 지역항공사’ 지위를 공고히 다지겠다는 각오다. 제주항공과 진에어가 공격적으로 부산발 국제선 노선을 늘리고 있어서다.

LCC 업계에선 김해공항의 배후 수요를 약 800만~1000만명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김해공항을 통해 입국한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보다 24.3% 증가한 18만931명이었다.

부산발 국제선 취항에 가장 적극적인 LCC는 진에어와 제주항공이다. 현재 부산에서 태국 방콕과 괌 노선을 운항 중인 제주항공은 다음달부터 일본 오사카와 후쿠오카, 대만 타이베이 노선에 신규 취항한다. 진에어는 올 하반기 부산발 8개 국제선(후쿠오카 오사카 도쿄 방콕 홍콩 클라크 마닐라 비엔티안)을 신설, 부산을 제2 거점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에어부산은 4월에는 부산~중국 장자제와 부산~베트남 다낭 노선, 7월엔 부산~괌 노선에 각각 신규 취항한다. 에어부산은 현재 여객기 14대(보잉 B737-400 4대, B737-500 1대, 에어버스 A321-200 6대, A320-200 3대)를 보유 중이다. 내년까지 주력 기종을 A321과 A320으로 바꿀 계획이다.

◆티웨이·이스타, 지방공항 연계 강화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은 대구공항과 무안공항 등 지방공항과의 연계 활동을 늘려 틈새 시장을 공략한다. 지난해 3월 국내 LCC 최초로 대구~제주 노선에 취항한 티웨이항공은 지난 2월 대구~중국 상하이 노선 운항을 시작했고, 30일부터는 대구~오사카 노선에 신규 취항한다.

이스타항공은 청주공항과 무안공항, 군산공항 등을 통해 중국 및 일본 정기·부정기 노선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또 2월부터 국내 LCC 중 처음으로 인천공항 셀프 체크인 키오스크(무인 탑승 수속기)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