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O씨가 생산해 2014년 11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유기농산물로 친환경 인증을 받은 파프리카.’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농산물 매장. 친환경 농산물 브랜드 ‘산들내음’ 미니파프리카의 바코드를 스마트폰에 입력하자 인증번호와 생산자명, 인증 기간이 화면에 떴다. 현대백화점그룹의 급식·식자재 관련 계열사인 현대그린푸드에서 만든 ‘친환경 농산물 유통이력 서비스’가 적용된 상품이다.

이 서비스는 제품이 받은 친환경 인증 내용을 소비자가 손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만든 시스템이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과 대한상공회의소 자료를 바탕으로 현대그린푸드가 만들었다. 대한상의에서 만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쇼케이스’에 바코드를 입력하면 정보가 화면에 뜨는 방식이다.

현대그린푸드는 2013년부터 현대백화점 13개 점포에서 판매 중인 산들내음 브랜드에 이를 적용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친환경 농산물 소비를 늘리기 위해선 고객의 신뢰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시스템을 도입했다”며 “친환경 스티커 하나만을 믿고 구매해야 했던 과거에 비해 제품의 신뢰도가 높아졌다는 소비자들의 반응이 많다”고 말했다. 시스템을 도입한 뒤 현대백화점의 산들내음 브랜드 판매도 크게 늘었다. 지난 2년간 산들내음 브랜드 매출은 서비스 도입 직전 2년에 비해 16.7% 증가했다.

현대그린푸드의 친환경 농산물 유통이력 서비스는 지난 23일부터 홍콩에서 열리고 있는 ‘효율적 소비자 대응(ECR) 콘퍼런스’에서 우수 사례로 꼽혔다. ECR 콘퍼런스는 유통·제조·물류기업 간 상호협력을 통해 재고와 운영 비용을 줄인 기업의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로 2년에 한 번씩 열린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글로벌 제조사와 유통기업 간의 협력 사례를 주로 시상하는 대회에서 농가와 협력한 사례가 뽑힌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