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힘듭니까. 사람이 힘듭니까.”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필자가 자주 하는 질문이다. 대부분 CEO는 “사람이 힘들다”고 대답한다. 왜일까. 시스템이 없기 때문이다. CEO들을 만나 보면 한결같이 “바쁘다”고들 하소연한다. 사장이 회사의 모든 일을 관여하고, 말단 직원까지 혼자서 관리하려고 하니 바쁠 수밖에 없다. 이 또한 시스템이 없어서다. 필자가 자주 주장하는 말이 있다. 주먹세계, 정치세계에만 왼팔 오른팔이 있는 게 아니다. 기업에도 CEO의 왼팔, 오른팔 역할을 할 핵심 참모 두 사람만 잘 키우면 성공할 수 있다. 한국 거의 모든 중소기업에 시스템 경영이 필요한 이유다.

회사에 유능한 인재가 있다 하더라도 이런 인재를 관리 및 통제하고 성과를 높이게 하는 규율문화 내지는 시스템이 없다면 머지않은 장래에 인재가 둔재로 둔갑할 가능성이 높다. 규율 있는 직원, 규율 있는 사고, 규율 있는 행동에는 일관된 시스템 고수가 필요하고, 그 시스템 안에서 자유와 책임이 부여돼야 한다. 조직 내에 부지런하고 놀랄 만큼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로 가득한 문화와 시스템이 존재해야 한다. 열심히 하는 직원에 대해 인사와 급여를 차등적으로 보상해주는 성과평가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필자가 25년 가까이 경영컨설팅을 수행하면서 내린 결론은 네 가지다. 많은 기업이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인재 경쟁력 확보 △냉혹한 현실 돌파 △선택과 집중 △지속적인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런 네 가지 요소를 최종적으로 통제하고 컨트롤하는 것은 경영시스템이다. 경영시스템을 견고하게 구축한 기업만이 지속 가능하게 성장할 수 있다.

◆계획-실행-평가와 연계해 연속성 강화

시스템 경영이란 회사업무의 일반적 단계인 계획(plan), 실행(do), 평가(see) 기능을 연계해 연속성을 강화하고 단계별 업무를 시스템화해 실행함으로써 경쟁력을 높이는 고효율, 자율경영시스템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업무를 표준화, 시스템화해 체계적으로 수행함으로써 업무의 질과 속도를 제고하는 동시에 생산성을 높이는 효율경영시스템이다. 비체계적 업무수행 관행을 체계적 업무수행으로 바꾸는 것, 바람 부는 대로 파도 치는 대로 무계획적 경영을 비전 및 공감경영으로 바꾸는 것이 시스템 경영이다.

CEO에 의한 경영을 조직에 의한 경영으로 바꾸는 것, 수직(업무집중) 경영을 수평(업무분산) 경영으로 바꾸는 것, 무엇보다 성과중심형 경영을 실천하는 것이 시스템 경영이다.

시스템 경영은 중장기 경영전략과 연도경영계획, 부서 및 개인 업무실행계획을 효율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일상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업무 프로세스를 설계하고, 이런 업무 프로세스에 의해 회사의 모든 업무를 매뉴얼화해야 한다. 업무의 질을 높이고 스피드하게 실행함으로써 업무효율과 생산성을 늘리기 위한 고효율 자율경영시스템, 계획 대비 실행 내용을 객관적인 성과관리 지표에 의해 전사-부서-직원별로 정확히 평가하고 이를 분석해 더 나은 성과를 만들기 위한 일련의 과정을 체계적, 시스템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경영체계를 말한다.

필자는 25년여 동안 경영컨설팅을 수행하면서 시스템 경영이 안 되고 있는 이유, 시스템 경영이 안 돼서 기업이 안게 되는 문제점과 그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기업에서 시스템 경영이 안 되는 이유, 역으로 시스템 경영이 왜 필요한지를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었다.

◆목표·경영 우선순위 등 뚜렷해야 성공

첫 번째 이유는 기업의 목표가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특이한 기업문화와 전통이 없다. 노사 간 비전 공유가 돼 있지 않다. 신뢰경영, 투명경영 시스템이 구축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CEO가 경영 잡무의 늪에 빠져 있다는 점이다. CEO가 경영 우선순위 결정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CEO가 의사결정을 지연함으로써 업무 추진상 병목 현상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세 번째는 CEO가 핵심참모 양성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간관리자와 CEO 간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중간관리자들의 시스템 리더십에 대한 교육시스템이 구축돼 있지 않다.

마지막으로 근본적인 시스템 부재 이유는 모든 회사 업무에서 plan-do-see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는 점이다. CEO 지시에 의한 업무수행 패턴과 자율적 업무수행 관행이 미비돼 있다. 생산 및 사무분야의 생산성 향상이 급선무다. 높은 업무의 질, 스피드한 업무처리 훈련이 필요하다. 이런 점들이 바로 우리 중소, 중견기업에 시스템 경영이 필요한 이유다.

시스템 경영은 기업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과제인 동시에 경영 효율을 높이는 데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소다. 시스템 경영은 고효율 자율경영을 앞당기는 혁신 과제이며 위대한 기업으로 성장하는 원동력이다.

박주관 < M전략시스템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