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환익 한전사장
"나주를 기업투자 훈풍 부는 '나와이'로 확 바꿀 것"
정부·지자체도 기업 유치 지원…부동산 열기 인근 확산
지난 9일 나주시청에서 열린 보성파워텍의 투자협약식에는 이낙연 전남지사, 강인규 나주시장,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 임재황 보성파워텍 대표 등이 참석했다.
보성파워텍은 한전의 에너지밸리 조성과 관련한 첫 유치 기업이다. 나주혁신산단에 자리를 튼다. 내년부터 공사를 시작해 2018년에 완공하면 친환경 전력기자재 및 사물인터넷(IoT) 스마트센서 개발·생산라인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연매출 1000억원의 전력 중견기업의 투자가 실제로 이뤄지면서 그동안 잠자던 산단 분양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나주혁신산단은 나주시가 왕곡면 덕산리 일원 178만5120㎡에 민자와 국·시비 2980억원을 들여 조성 중인 지방산단이다. 현재 공정률 87%로 올해 말 완공된다. 다음달부터 입주가 가능할 전망이다.
나주시는 이곳에 전자부품 컴퓨터 화학 금속 기계 및 장비 식품 등의 업체 190개를 유치해 지역발전의 새 성장동력으로 삼는다는 구상이었지만, 그동안 산단 조성 과정은 순탄치 못했다. 전임 나주시장 때부터 사업이 추진돼왔지만 투자자 자금난으로 사업이 표류하고 이에 따라 개발 면적이 축소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나주시는 지난해 10월부터 분양공고를 내고 기업 유치에 나섰지만 성과가 없었다. ◆혁신도시가 분위기 반전
그러나 분위기는 올초부터 반전됐다. 광주전남혁신도시로 이전한 한전의 조환익 사장이 에너지밸리 조성계획을 밝히면서 한전이 이전한 나주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기업 유치 숫자까지 발표한 것이 계기였다.
조 사장은 한전을 비롯한 한전KPS 한전KDN 전력거래소 등과 연관이 있는 기업을 내년까지 100개, 2020년까지 500개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는 이렇다 할 생산기반시설이 없는 나주혁신도시를 ‘나베리아(나주+시베리아)’로 표현한 바 있다. 그리고 봄이 되면 나베리아는 기업 투자의 훈풍이 부는 ‘나와이(나주+하와이)’로 탈바꿈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분위기가 달라지자 정부와 지자체도 입주 업체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나주혁신산단은 19일 중소기업청의 ‘지방중소기업 특별지원지역’으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나주혁신산단 입주 기업은 5년간 법인세가 면제되고, 소득세 50% 감면과 취득세 재산세 등 지방세 감면 혜택 등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생산 제품의 제한경쟁 입찰과 수의계약 참여, 정책자금 융자 한도·신용보증·산업기능요원·기술개발 자금 대출 시 우대 혜택 등 다양한 특례지원을 받는다.
나주시도 입주 기업에 대해 수도권 이전기업의 경우 입지보조금 40%, 시설보조금 22%를 지원하고 그 외 기업에 대해서는 지역경제 파급효과, 고용 규모, 농산물 등 지역 원자재 구입 규모 등을 반영해 입지보조금을 10~20% 지원키로 했다.
◆나주 전체로 훈풍 확산
나주혁신산단 일대는 아파트와 상가분양가가 최근 몇 년 새 대도시인 광주와 비슷한 수준까지 급등했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부동산 열기가 혁신도시 인근으로 번져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나주시의 다른 산업단지에도 입주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나주시 투자유치팀 관계자는 “혁신산단 투자 유치 물꼬를 튼 이달부터 하루 수십건의 문의 전화가 오고 있다”며 “직접 방문해 입주조건 등을 알아보는 사례도 부쩍 잦아졌다”고 말했다.
나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