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혁신산업단지가 주목받고 있다. 광주전남혁신도시를 ‘글로벌 에너지밸리’로 만들겠다는 한국전력의 계획에 따라 이 전략의 중추산업단지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지난 9일 전남 나주시청에서 열린 ‘보성파워텍 투자협약 체결식’에서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왼쪽부터)과 임재황 보성파워텍 대표, 이낙연 전남도지사, 강인규 나주시장이 협약서를 들고 있다. 한전  제공
지난 9일 전남 나주시청에서 열린 ‘보성파워텍 투자협약 체결식’에서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왼쪽부터)과 임재황 보성파워텍 대표, 이낙연 전남도지사, 강인규 나주시장이 협약서를 들고 있다. 한전 제공
◆보성파워텍, 첫 에너지밸리 입주

지난 9일 나주시청에서 열린 보성파워텍의 투자협약식에는 이낙연 전남지사, 강인규 나주시장,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 임재황 보성파워텍 대표 등이 참석했다.

보성파워텍은 한전의 에너지밸리 조성과 관련한 첫 유치 기업이다. 나주혁신산단에 자리를 튼다. 내년부터 공사를 시작해 2018년에 완공하면 친환경 전력기자재 및 사물인터넷(IoT) 스마트센서 개발·생산라인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연매출 1000억원의 전력 중견기업의 투자가 실제로 이뤄지면서 그동안 잠자던 산단 분양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나주혁신산단은 나주시가 왕곡면 덕산리 일원 178만5120㎡에 민자와 국·시비 2980억원을 들여 조성 중인 지방산단이다. 현재 공정률 87%로 올해 말 완공된다. 다음달부터 입주가 가능할 전망이다.

나주시는 이곳에 전자부품 컴퓨터 화학 금속 기계 및 장비 식품 등의 업체 190개를 유치해 지역발전의 새 성장동력으로 삼는다는 구상이었지만, 그동안 산단 조성 과정은 순탄치 못했다. 전임 나주시장 때부터 사업이 추진돼왔지만 투자자 자금난으로 사업이 표류하고 이에 따라 개발 면적이 축소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나주시는 지난해 10월부터 분양공고를 내고 기업 유치에 나섰지만 성과가 없었다.
나주혁신산업단지 조감도
나주혁신산업단지 조감도
◆혁신도시가 분위기 반전

그러나 분위기는 올초부터 반전됐다. 광주전남혁신도시로 이전한 한전의 조환익 사장이 에너지밸리 조성계획을 밝히면서 한전이 이전한 나주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기업 유치 숫자까지 발표한 것이 계기였다.

조 사장은 한전을 비롯한 한전KPS 한전KDN 전력거래소 등과 연관이 있는 기업을 내년까지 100개, 2020년까지 500개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는 이렇다 할 생산기반시설이 없는 나주혁신도시를 ‘나베리아(나주+시베리아)’로 표현한 바 있다. 그리고 봄이 되면 나베리아는 기업 투자의 훈풍이 부는 ‘나와이(나주+하와이)’로 탈바꿈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분위기가 달라지자 정부와 지자체도 입주 업체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나주혁신산단은 19일 중소기업청의 ‘지방중소기업 특별지원지역’으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나주혁신산단 입주 기업은 5년간 법인세가 면제되고, 소득세 50% 감면과 취득세 재산세 등 지방세 감면 혜택 등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생산 제품의 제한경쟁 입찰과 수의계약 참여, 정책자금 융자 한도·신용보증·산업기능요원·기술개발 자금 대출 시 우대 혜택 등 다양한 특례지원을 받는다.

나주시도 입주 기업에 대해 수도권 이전기업의 경우 입지보조금 40%, 시설보조금 22%를 지원하고 그 외 기업에 대해서는 지역경제 파급효과, 고용 규모, 농산물 등 지역 원자재 구입 규모 등을 반영해 입지보조금을 10~20% 지원키로 했다.

◆나주 전체로 훈풍 확산

나주혁신산단 일대는 아파트와 상가분양가가 최근 몇 년 새 대도시인 광주와 비슷한 수준까지 급등했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부동산 열기가 혁신도시 인근으로 번져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나주시의 다른 산업단지에도 입주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나주시 투자유치팀 관계자는 “혁신산단 투자 유치 물꼬를 튼 이달부터 하루 수십건의 문의 전화가 오고 있다”며 “직접 방문해 입주조건 등을 알아보는 사례도 부쩍 잦아졌다”고 말했다.

나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