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숨어있는 '한국의 구글' 찾아서
사훈이 없고, 정년이 없고, 출퇴근 시간이 없다. 결재판이 없고, 실적 회의도 하지 않는다. 대신 재택근무가 장려되고, 매년 무료 해외여행을 하고, 창업을 위해 퇴사하는 직원에게 최대 2억원까지 지원해준다. 심지어 최고경영자(CEO)는 투표로 뽑는다. 설립 14년 만에 여행업계 4위에 오른 여행박사의 이야기다.

‘꿈의 직장’이라고 하면 미국 구글이나 일본 미라이공업을 떠올린다. 25년간 삼성에서 인사기획을 담당한 가재산 피플스그룹 대표는 《직원이 행복한 회사》에서 “한국 기업 중에도 직원 중심의 행복 경영을 하는 곳이 상당히 많다”며 직원이 중심이 되는 인본 경영으로 성공을 일군 9개 기업을 소개한다.

건설·기계 소프트웨어업체 마이다스아이티는 직원에게 일류호텔 출신 요리사의 4만원짜리 고급 식사를 삼시 세끼 제공한다. 하루에 70분씩 낮잠 시간이 공식적으로 주어진다. 바이오 인프라 전문기업인 서린바이오사이언스는 매일 오전과 오후 한 차례씩 박수치고 율동을 섞어가며 웃는 ‘웃음페스티벌’ 시간을 갖는다.

교육기업 동화세상바이오는 사옥보다 동화 속 마을 같은 타운하우스형 연수원을 먼저 마련했다. 1인당 연간 교육비가 400만원에 이를 정도로 직원 교육을 최우선에 두고 있다. 소형 인공위성 제작업체 쎄트렉아이는 10년 근속자에게 1년 무급휴가를 준다. 사망 시 최고 5억원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도록 보험료도 내준다. 이 밖에 유한킴벌리, 한국콜마, 필룩스 등도 ‘직원이 행복해야 기업이 성장한다’는 명제를 실천하고 있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