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물밑준비…'이재용의 삼성' 글로벌 금융시장 공략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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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으로 보폭 넓히는 이재용
자산 750조원 중국 시틱그룹과 동맹
中 자산운용·증권 시장 진출 '교두보'
지난해부터 금융계열사 재편·지분 매입
보험사 등 해외기업 M&A도 '진두지휘'
자산 750조원 중국 시틱그룹과 동맹
中 자산운용·증권 시장 진출 '교두보'
지난해부터 금융계열사 재편·지분 매입
보험사 등 해외기업 M&A도 '진두지휘'
‘이재용(삼성전자 부회장) 체제’ 삼성이 글로벌 금융 시장 공략에도 본격 나서고 있다. 특히 글로벌 자산운용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삼성이 중국 최대 국영기업인 시틱그룹과 상장지수펀드(ETF) 등 자산운용에 대해 협력하기로 합의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삼성은 ETF 시장의 국내 최강자다. 이런 경험을 토대로 중국 시장에 먼저 진출한 뒤 무대를 글로벌 시장으로 넓혀가겠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전략은 이 부회장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5월부터 금융사업 재편
삼성은 시틱그룹과의 제휴를 통해 중국 금융 시장 공략의 핵심 교두보를 확보하게 됐다. 시틱그룹이 중국 최대 증권사인 시틱증권을 비롯해 은행, 보험 등 다양한 금융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어서다. 삼성과 시틱그룹이 ETF를 공동 개발해 시틱그룹 판매망을 활용, 중국 자산운용 시장을 공략하는 게 가능해졌다는 의미다. 삼성은 이를 통해 중국뿐 아니라 글로벌 자산운용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삼성은 이미 지난해 5월부터 금융사업 재편에 나서며 글로벌 금융 시장 공략을 준비해왔다. 당시 삼성의 금융 지주사 역할을 하는 삼성생명이 삼성자산운용 지분을 100% 확보한 것이 시작이었다. 당초 삼성생명의 삼성자산운용 지분은 5% 남짓에 그쳤다. 나머지 지분은 다른 계열사나 이 부회장 일가에 흩어져 있었다. 삼성생명은 이를 모두 사들여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양사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삼성자산운용을 세계적 자산운용사로 성장시키기 위한 목적”이란 게 삼성 측 설명이었다.
이어 작년 10월에는 이 부회장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지분을 0.1%씩 사들이며 금융 사업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 부회장이 삼성의 주요 금융 계열사 지분을 확보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해외 M&A도 적극 모색
이 즈음부터 이 부회장과 삼성의 금융 사업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이 부회장은 작년 10월 말 일본 최대 손해보험사인 도쿄해상화재보험과 중국 국영 보험사인 중국인민재산보험공사(PICC) 대표 등을 삼성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에 초청해 만찬을 주재하며 금융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삼성의 주요 금융 계열사 사장들이 배석했다.
올 들어선 삼성자산운용이 미국 뉴욕생명과 합작법인 설립에 나섰고 삼성증권은 세계 최대 금융재벌 가문인 영국 로스차일드가(家)와 1조원 규모의 사모펀드(PEF)를 조성하기로 했다.
시틱그룹과의 협력도 강화됐다. 올초 이 부회장의 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시틱그룹 사외이사로 선임된 데 이어 이달 초 삼성증권이 시틱증권과 리서치, 프라이빗뱅킹(PB) 등 다방면에서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삼성의 이 같은 행보는 과거와는 달라진 모습이다. 삼성은 그동안 금융에 소홀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룹 내에서 “금융은 사고만 안 치면 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국내 생명보험과 화재보험 업계에서 각각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그룹 내에선 핵심인 삼성전자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최근에는 분위기가 바뀌었다. 해외 진출은 물론 인수합병(M&A)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은 올초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해외 보험사 M&A와 자산운용의 글로벌화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미 업계에선 “삼성이 동남아시아 등에서 적당한 M&A 물건을 찾고 있다”는 말이 돌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자산운용에 관심이 많다”며 “앞으로 자산운용 쪽에서 의미 있는 변화가 계속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작년 5월부터 금융사업 재편
삼성은 시틱그룹과의 제휴를 통해 중국 금융 시장 공략의 핵심 교두보를 확보하게 됐다. 시틱그룹이 중국 최대 증권사인 시틱증권을 비롯해 은행, 보험 등 다양한 금융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어서다. 삼성과 시틱그룹이 ETF를 공동 개발해 시틱그룹 판매망을 활용, 중국 자산운용 시장을 공략하는 게 가능해졌다는 의미다. 삼성은 이를 통해 중국뿐 아니라 글로벌 자산운용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삼성은 이미 지난해 5월부터 금융사업 재편에 나서며 글로벌 금융 시장 공략을 준비해왔다. 당시 삼성의 금융 지주사 역할을 하는 삼성생명이 삼성자산운용 지분을 100% 확보한 것이 시작이었다. 당초 삼성생명의 삼성자산운용 지분은 5% 남짓에 그쳤다. 나머지 지분은 다른 계열사나 이 부회장 일가에 흩어져 있었다. 삼성생명은 이를 모두 사들여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양사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삼성자산운용을 세계적 자산운용사로 성장시키기 위한 목적”이란 게 삼성 측 설명이었다.
이어 작년 10월에는 이 부회장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지분을 0.1%씩 사들이며 금융 사업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 부회장이 삼성의 주요 금융 계열사 지분을 확보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해외 M&A도 적극 모색
이 즈음부터 이 부회장과 삼성의 금융 사업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이 부회장은 작년 10월 말 일본 최대 손해보험사인 도쿄해상화재보험과 중국 국영 보험사인 중국인민재산보험공사(PICC) 대표 등을 삼성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에 초청해 만찬을 주재하며 금융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삼성의 주요 금융 계열사 사장들이 배석했다.
올 들어선 삼성자산운용이 미국 뉴욕생명과 합작법인 설립에 나섰고 삼성증권은 세계 최대 금융재벌 가문인 영국 로스차일드가(家)와 1조원 규모의 사모펀드(PEF)를 조성하기로 했다.
시틱그룹과의 협력도 강화됐다. 올초 이 부회장의 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시틱그룹 사외이사로 선임된 데 이어 이달 초 삼성증권이 시틱증권과 리서치, 프라이빗뱅킹(PB) 등 다방면에서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삼성의 이 같은 행보는 과거와는 달라진 모습이다. 삼성은 그동안 금융에 소홀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룹 내에서 “금융은 사고만 안 치면 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국내 생명보험과 화재보험 업계에서 각각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그룹 내에선 핵심인 삼성전자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최근에는 분위기가 바뀌었다. 해외 진출은 물론 인수합병(M&A)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은 올초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해외 보험사 M&A와 자산운용의 글로벌화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미 업계에선 “삼성이 동남아시아 등에서 적당한 M&A 물건을 찾고 있다”는 말이 돌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자산운용에 관심이 많다”며 “앞으로 자산운용 쪽에서 의미 있는 변화가 계속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