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지 포천이 올해 최고의 지도자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사진)를 선정했다. 이에 맞춰 쿡은 포천과의 인터뷰에서 ‘죽기 전에 8억달러(약 8840억원)에 달하는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쿡은 현재 열 살인 조카에 대한 교육 지원을 마치고 나서 재산을 기부하겠다고 했다.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예방, 기후변화, 인권 등의 중요성을 공개적으로 강조해 온 그는 어떤 목적으로 기부할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기부를 위해 수표를 끊어주지는 않을 것이며 자선사업과 기부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 방식을 개발하겠다고 설명했다.

포천은 쿡이 1억2000만달러에 달하는 애플 주식과 제한부 주식(6억6500만달러)을 보유한 것으로 추산했다. 제한부 주식은 일정한 조건을 붙여 회사 직원에게 보수로 지급하는 미등록 주식이다. 포천은 애플이 애플페이 애플워치 등 끊임없이 혁신을 추구하는 경영 능력으로 글로벌 롤모델이 됐다고 평가했다.

쿡은 포천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지난해 동성애자임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애플 직원 대부분은 자신이 동성애자인 것을 알고 있었다며 꽤 오래전에 커밍아웃할 결심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생활 공개가 부담스러워 선뜻 밝히기 어려웠다”며 “솔직히 커밍아웃이 다른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지 못했더라면 커밍아웃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천은 쿡과 함께 사회 각 분야에서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하며 조직을 이끄는 지도자 50명을 선정해 발표했다.

쿡에 이어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2위에 선정됐다. 유럽을 이끌 리더십이 오랫동안 결여된 상황에서 드라기 총재가 장기화된 유럽의 경기침체를 헤쳐나간 점을 이유로 꼽았다.

중국 최고 지도자인 시진핑 주석은 오랜 병폐였던 부패 척결에 나선 점을 인정받아 3위에 꼽혔다. 작년에 1위였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4위에 자리매김해 변함없는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이어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 미국의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 국경없는의사회 회장인 조앤 리우 등이 뒤를 이었다. 작년 말 홍콩 민주화 시위를 이끈 학생 대표 조슈아 웡은 10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이 밖에 빌 게이츠 부부가 18위, 페이스북 CEO인 마크 저커버그가 25위, 농구 선수 출신인 중국의 야오밍이 26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