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200㎞ 질주에도 안정적인 차체…운전이 즐거운 '오픈카'
다음달 2일 개막하는 서울모터쇼를 통해 국내에 처음 공개되는 BMW의 6시리즈 페이스 리프트(부분 변경) 모델을 먼저 타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BMW가 포르투갈에서 실시한 세계 기자단 대상 시승회에서입니다. 포르투갈 수도인 리스본에서 해안도시 세투발까지 왕복 150㎞를 달렸습니다. 길이 17.1㎞로 유럽에서 가장 긴 바스코 다 가마 다리를 포함해 직선 주로가 많은 코스였습니다.

시승 차량은 빨간색 650i 컨버터블(사진)이었습니다. 공식 제원으로만 봐도 최대 출력 450마력, 최고 속도 250㎞/h에 제로백(0→100㎞/h)은 4.4초밖에 되지 않는 괴물 같은 녀석이죠.

2인 1조 시승에서 소심한 저는 최고 202㎞/h까지 속도를 내봤고요, 동승한 다른 운전자는 230㎞/h를 찍기도 했습니다. 150㎞/h 위에서도 도로에 착 달라붙어 달리는 듯한 안정감은 그대로 유지됐습니다. 속도를 더 높여도 엔진 소리나 풍절음(차체를 공기가 긁는 소리)에 큰 변화가 없습니다. 200㎞/h를 넘어도 차에 부담이 간다는 느낌이 거의 없습니다. 구불구불한 길을 달릴 때에는 민첩한 코너링을 보여줬습니다. 차체 길이가 중형 세단인 5시리즈와 비슷한데 코너를 회전할 때 드는 느낌은 소형차랑 비슷할 정도로 날렵했습니다.

시승을 마치고 제작진에 그 비결을 물었더니 ‘인테그럴 액티브 스티어링(IAS)’과 ‘어댑티드 드라이브’라는 기술을 적용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IAS는 핸들(스티어링 휠)을 돌리면 뒷바퀴까지 돌아가는 기술입니다. 60㎞/h 아래에선 앞바퀴와 반대로 돌아서 회전 반경을 줄여주고 그 이상에선 앞바퀴와 같은 방향으로 돌아서 안정감을 더해줍니다.

어댑티브 드라이브는 코너를 돌면서 차가 쏠릴 때 바퀴 서스펜션의 높낮이를 조절해줘 운전자가 보다 편안하게 운전대를 돌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능입니다. 이런 기술 덕분인지 운전하는 즐거움만큼은 BMW에 대적할 만한 브랜드를 찾아보기 힘든 것 같습니다.

리스본=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