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재선임…진땀 뺀 김택진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사진)가 27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임기를 3년 연장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개인주주들의 반발과 질타로 오전 9시부터 시작한 주총은 한 시간 반가량 지난 뒤 겨우 끝났다.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넥슨은 김 대표의 재신임에 찬성표를 던졌다. 다만 넷마블게임즈와의 제휴가 기업가치를 높일지에 의문을 나타내고, 앞으로의 진행 과정과 성과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경기 판교 본사 지하 강당에서 열린 엔씨소프트 주총은 주주들을 위한 100여석의 자리가 가득 찬 채 진행됐다. 계속된 주가 하락으로 피해를 본 주주들은 김 대표의 재신임을 묻는 순서가 되자 여기저기서 손을 들며 울분 섞인 질타를 쏟아냈다. 일부에서는 “윤송이 사장(김 대표의 부인)이 어떤 성과를 냈기에 계속 중용하느냐”는 지적이 나왔고, 넷마블게임즈와의 지분 교환에 대해선 “경영권 방어라는 대표 개인의 이익을 위해 상식 이하의 가격에 거래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상당한 비용을 감당하며 야구단을 운영하는 것과 2012년 엔트리브소프트를 거액을 주고 인수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한 것 등도 도마에 올랐다.

김 대표는 차분히 대응했지만 가끔 발끈하거나 헛웃음을 터뜨리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윤 사장은 1700억원의 누적 적자를 내던 북미 법인을 흑자도 돌려놓은 주역”이라며 “윤 사장에 대한 비난은 회사 사정을 잘 모르고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어 “일본 법인에 가 있는 동생을 포함해 모두 법적 책임을 지고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며 “법적 책임을 지지 않고 재산을 축적하려는 다른 기업의 가족 경영과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