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부산 차세대기업인클럽 회원들이 조성제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을 방문, 상의와 차세대 기업인들과의 협력방안을 논의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여건수 동서C&C 이사, 조우현 BN그룹 전무, 김동욱 골든블루 사장, 임창섭 동신개발 사장, 조성제 회장, 손명국 신협전자 사장(클럽 회장), 문용훈 대성해운 전무, 조승원 호금 사장. 부산상의 제공
지난 25일 부산 차세대기업인클럽 회원들이 조성제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을 방문, 상의와 차세대 기업인들과의 협력방안을 논의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여건수 동서C&C 이사, 조우현 BN그룹 전무, 김동욱 골든블루 사장, 임창섭 동신개발 사장, 조성제 회장, 손명국 신협전자 사장(클럽 회장), 문용훈 대성해운 전무, 조승원 호금 사장. 부산상의 제공
부산지역 2, 3세 경영인이 안정적인 가업 승계와 경영역량 강화를 위해 뭉친 모임이 있다. 손명국 신협전자 사장이 회장(4대)을 맡고 있는 ‘부산 차세대기업인클럽’이다. 부산 차세대기업인클럽은 2008년 4월 40여개 기업, 46명의 회원으로 시작해 지금은 140여개 기업, 152명으로 규모가 커졌다.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건설과 유통 분야도 가세했다. 매달 둘째주 화요일 해운대 그랜드호텔에서 모인다. 아마란스화장품의 최현경(전무), 세라(실장) 씨처럼 자매가 함께 참석해 기업 수보다 회원 수가 많다. 지역 중소기업 최고경영자의 2세가 대부분이고, 박진우 진흥메탈 전무처럼 3세도 있다. 평균 나이는 39세 정도다. 손 회장은 “지난 6년은 모임의 입지를 다지고, 외연을 확대하는 시기였지만 앞으로는 상호 교류를 통한 경영역량 강화와 기업가 정신 고취라는 본래의 결성 목적에 부합할 수 있도록 기본에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클럽은 한 달에 한 번 유명 인사를 초청해 경영 세미나와 포럼 같은 자리를 만들어 강연을 듣는 학습활동을 주로 하고 있다. 지난 2월 김택환 경기대 언론미디어학과 교수에게 ‘미래경제 전망과 기업경영전략, 독일에서 시사점을 얻다’라는 강의를 들었다. 최근엔 노승석 려해고전연구소 소장을 초청해 ‘난중일기를 통해본 이순신’ 강연을 듣는 등 경영에 인문학을 접목한 기술융합 트렌드에 맞춰 강연 내용을 업그레이드했다. 80여명의 회원이 늘 참여할 정도로 인기다.

손 회장은 “인문학을 공부해 보니 입장 이해의 폭이 넓어져 직원과의 소통도 잘되고 시대 환경 변화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깊이 생각하는 여유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경영승계와 관련한 정보 교류는 기본이고 국내외 우수기업을 함께 탐방해 경영사례를 연구하고, 정책자금이나 회계, 캐피털 투자 등의 컨설팅 서비스도 연계해 클럽 내부에서 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임창섭 차세대기업인클럽 수석부회장(동신개발 사장)은 “자주 모여 업계의 힘든 점을 나누고 조언을 듣다 보니 이제는 모두 형님, 동생하며 끈끈한 네트워크를 갖게 됐고 타 지역보다 더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며 “이익단체로 변질되지 않고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회원끼리 의견을 나누다 보니 동양메탈과 터보파워텍은 힘을 합쳐 터빈부품을 개발하고 공동영업을 펼치는 등 업체 간 협력체제도 생겨나고 있다”며 “조선, 자동차 기계 등 관련 분야 참가자들이 서로 의견을 나누고 모르는 게 있으면 묻고, 사업구상도 하는 것이 가장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클럽은 ‘구도(야구도시) 부산’이라는 자부심과 함께 야구팀을 만들고 사회공헌활동도 펼치고 있다. 회원 20여명이 야구팀을 구성해 매달 체력단련을 한다. 내친김에 회원들은 롯데 자이언츠 야구단과 함께 다문화야구팀 후원도 하고 있다.

조성제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은 “오랜 역사와 전통이 있는 글로벌 기업들은 2세, 3세를 거치면서 독보적 기술력과 경영 노하우를 축적했기 때문에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뤄왔다”며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부산은 특히 최고경영자(CEO)의 고령화가 심각한 만큼 2세들이 모임을 통해 정보를 나누고 기업윤리와 사회봉사를 배우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원으로 자리잡아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임에는 조시형 명진TSR 사장, 김병구 동신유압 사장, 김명철 세진튜브텍 사장, 김용진 정아정밀 사장, 강명완 승산펙 사장, 최원영 그린조이 전무 등이 회장단을 거치면서 참여하고 있다. 조우연 BN그룹 전무, 김동욱 골든블루 사장, 문용훈 대성해운 전무, 조승원 호금 사장, 여건수 동서C&C 이사 등도 함께하고 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