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예멘 공습으로 지난 26일 4.5% 이상 뛰었던 국제유가가 하루 만에 5% 이상 떨어졌다. 확전 가능성이 적은 데다 미국과 이란 간 핵 협상 타결 가능성으로 원유 공급이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 국제 유가를 끌어내렸다.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27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56달러(5%) 하락한 배럴당 48.87달러로 마감됐다. 5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런던ICE 선물시장에서 2.97달러(5.02%) 떨어진 배럴당 56.22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이날 유가를 끌어내린 결정적 요인은 이란 핵 협상 전망이었다. 서방과 이란 간 핵 협상은 31일로 기한이 끝난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26일 전화 통화를 통해 기한 내 타결 의지를 재확인했다. 경제난에 허덕이는 이란은 핵 협상 타결로 경제 부활을 기대하고 있다. 이란은 서방의 경제 제재가 풀리면 2012년 수준인 하루 평균 250만배럴 규모로 산유량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존 왓슨 셰브론 최고경영자(CEO)는 국제 유가 동향과 관련해 “올해는 국제 유가가 낮은 수준에서 출렁거리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왓슨은 27일 미국 CNBC방송에 출연해 “현재는 분명히 공급 초과 상태인 데다 국제 정세도 큰 변수가 되지 않아 유가가 갑자기 뛰어오르기보다는 앞으로 2~3년 동안 낮은 상태로 출렁이는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예멘 공습 이틀째인 28일 사우디 주도 아랍 동맹군은 후티가 보유한 탄도미사일 대부분을 파괴했다고 발표했다. 공습을 주도한 사우디의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은 이날 제26차 아랍연맹 정상회의에서 “예멘이 안정을 되찾을 때까지 군사적 개입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