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강남·신촌서 도로 지반침하…불안한 시민들
서울 강남과 신촌에서 29일 잇달아 도로가 함몰되면서 길을 지나던 시민들이 부상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달 20일 서울 용산에서 보도블록이 함몰되면서 보행자가 추락하는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여 만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6시44분께 삼성동 코엑스사거리 앞 편도 4차로에서 지름 1m, 깊이 30㎝ 규모로 도로가 내려앉았다고 밝혔다. 이 사고로 길을 지나던 A군의 오토바이가 침하된 지반의 턱에 걸려 넘어졌다. A군과 동승자 1명은 얼굴 등에 찰과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소방당국은 사고 지점 지하에 매설된 상수도관 누수로 흙이 쓸려나가면서 지반이 내려앉은 것으로 추정했다.

같은 날 오후 2시20분께는 신촌 현대백화점 앞 도로가 침하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하수도 준설 차량(사진)이 인도 방향으로 넘어졌다. 사고 지점은 상하수도 공사를 한 뒤 그 위를 아스팔트로 임시로 메웠던 곳으로, 무거운 하수도 준설 차량이 지나가자 이를 견디지 못해 무너졌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서울에선 2010년 이후 매달 두세 건가량의 지반침하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서울 석촌동에서만 지반침하의 일종인 동공(洞空) 10여개가 발견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시는 지반침하 사고의 85%가량이 노후 하수관에서 비롯됐다고 추정한다. 콘크리트가 부식되면서 하수관의 시멘트가 파손되고, 하수관에서 흘러나온 물이 지반을 침식하면서 도로가 가라앉고 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2013년 기준으로 서울 전체 하수관 1만392㎞ 중 30년 이상 된 하수관은 48%인 5023㎞에 달한다. 50년 이상 된 하수관은 30%인 3173.9㎞다. 시는 50년 이상 된 하수관을 2018년까지 우선 교체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보수 대상은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900여㎞에 불과하다.

윤희은/강경민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