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모바일쇼핑 급성장…'집앞까지 신속배달' 화두로
운송기사가 모바일 앱의 ‘완료’ 버튼을 누르자 배송지를 향한 최적의 코스가 떴다. 운송기사 한 사람당 하루에 맡는 고객 수는 25명 정도로 고객들은 주문 후 3~4시간 만에 상품을 받는다.
배송이 유통업체들의 새로운 경쟁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업체들은 가격만으로는 차별화가 힘들어지자 ‘빠르고 정확한 배송’으로 승부하기 위해 물류 시스템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이마트는 인터넷과 모바일 쇼핑 수요가 커지면서 지난해 6월 800억원을 들여 용인에 물류센터를 지었다. 이후 이마트몰 하루 주문 처리량은 3500건에서 6000~7000건으로 두 배 이상 늘었고, 당일 배송률도 26%에서 60%대로 높아졌다. 이마트는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심야 및 새벽 배송 실험을 진행 중이며, 2020년까지 온라인 물류센터도 5곳 더 짓는다.
롯데슈퍼는 지난해 12월 서울 서초구에 ‘롯데프레시센터’를 열고 인근 21개 점포가 개별 배송하던 온라인 주문을 통합 처리하고 있다. 현재 강남 일대에서 들어온 주문을 3시간 안에 배송하고 있다.
온라인몰도 배송에 ‘올인’하고 있다. 소셜커머스 쿠팡은 유아·생활용품을 물류센터 7곳과 자체 배송인력인 ‘쿠팡맨’ 1000여명을 활용해 당일 배송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관련 시스템 구축에 1500억원 이상을 쏟아부었다. 올 상반기 중 경기 일산지역에서 ‘2시간 배송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기저귀, 생활용품 등 주부들이 급히 필요로 하는 상품을 주문 후 2시간 안에 갖다 주겠다”며 “2016년까지 물류센터를 2~3곳 더 짓고 직매입 비중도 늘려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베이코리아(G마켓, 옥션)도 지난해 12월부터 자체 창고를 활용한 ‘묶음 배송’을 확대하고 있다. 소형 상품을 한 번에 대량 구매하는 모바일 구매 특성에 맞게 합포장, 익일배송 등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했다. 티켓몬스터도 26일 식품, 육아용품 등 500여개 품목을 대상으로 이 같은 서비스를 시작했다.
유통업계에서 배송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온라인 쇼핑이 늘면서 소비자와 업체 간 접점이 매장에서 배송기사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쿠팡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당일배송 상품의 재구매율은 75%로 일반배송(40%대)에 비해 크게 높았다”며 “물류와 배송에 대한 업체들의 투자는 계속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외에서는 ‘배송 혁명’이라 불릴 정도로 첨단 기법이 도입되고 있다. 아마존은 무인항공기 드론으로 30분 안에 제품을 배송하는 ‘아마존 프라임 에어’ 서비스 도입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에는 ‘일요일 배송’과 ‘택시 배송’ 서비스도 도입했다. 알리바바도 물류 인프라 구축에 160억달러(약 17조6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현동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