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장세 속 숨고르기 필요, 올 실적호전株 선별 투자 해야…게임용 모니터 토비스 등 유망"
올 들어 증시에선 모처럼 유동성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올초 1900선에서 3개월 만에 2050선을 눈앞에 두는 수준까지 뛰었다. 코스닥지수는 지난주 2050선을 뚫기도 하는 등 6년 넘게 지속된 장기 박스권을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 증시도 드디어 활기를 찾아가는 모습이다.

이런 상승 추세에는 한국 기업의 실적 기대라는 내부 요인보다는 외부 요인이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경제가 안정적으로 회복되는 가운데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과 중국의 경기부양 등으로 주가의 상승 흐름이 전개되고 있다. 올해 1분기 주요 상장사의 실적 컨센서스를 살펴보면 일부 기업에선 뚜렷한 실적호조세가 기대된다. 하지만 여전히 코스피200 종목의 전체적인 실적 예상치가 개선되고 있다고 단언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상승세 속 ‘숨고르기’ 필요

한국 경제가 저성장 기조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고, 기업이익이 수년간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지만 시장이 지나치게 냉각돼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재 유가증권시장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09배로, 세계 증시의 평균 PBR 1.97배에 비해 여전히 낮다. 재정·금융위기를 겪었던 이탈리아의 평균 PBR은 1.13배, 포르투갈은 1.25배, 러시아는 0.86배, 그리스는 0.78배다. 경제위기에 직면했던 국가와 비교해도 유가증권시장의 PBR은 낮은 수준이다.

연초 이후 세계 증시의 평균 상승률이 10%대에 육박하는 만큼 한국 증시의 추가 상승 여력은 크다고 볼 수 있다. 미국과 유럽 증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대만과 구조조정에 노출됐던 중국도 6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모두 한국 증시 대비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수급적인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하반기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고 유럽과 중국이 유동성 확대 정책을 펼치고 있는 까닭에 세계 증시자금도 한국 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를 근거로 코스피지수는 빠른 시일 내에 2100선을 돌파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최근 외국인들의 ‘바이코리아’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24일 주식시장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외국인 투자자가 보유한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435조6660억원으로 올초 407조5370억원 대비 7% 증가했다.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서만 2조8000억원 가까이 순매수하는 등 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다만 당분간은 대외여건에 대한 모니터링이 중요한 시기다. 25일 미국 뉴욕증시가 급락하면서 주가 상승에 제동이 걸린 게 대표적이다. 특히 주가 거품 우려가 커지면서 바이오와 정보기술(IT) 기업의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나스닥은 2% 넘게 떨어지며 4800선까지 후퇴해 지난해 4월 이후 최고 낙폭을 보였다. 다우지수 역시 300포인트에 가까운 낙폭을 기록하며 18,000선이 깨졌고. S&P500 지수도 1.5%가량 떨어졌다. 한국 투자자도 무조건적인 매수 전략보다는 한 차례 이익을 챙기고 숨고르기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모니터 업체 토비스 ‘주목’

이번주 증시는 다소 쉬어가는 흐름이 예상되므로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는 기회로 삼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주가가 이미 많이 오른 성장주에서는 일부 차익을 실현하고, 올해 실적호전주를 미리 사들일 필요가 있다.

개별종목으로는 산업용 및 게임용 모니터 생산업체인 토비스를 주목해볼 만하다. 이 회사는 작년 매출이 50%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배 가까이 늘었다. 토비스에서 개발한 슬롯머신용 커브드 모니터는 미국과 유럽 슬롯머신업체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며 대량 수주로 이어지고 있다. 이 회사는 작년 미국의 슬롯머신 점유율 1위와 2위 업체에 모두 모니터를 공급하면서 슬롯머신용 모니터 부문에서 세계 시장점유율 1위가 됐다.

작년 12월에는 유럽의 슬롯머신 점유율 1위 업체에서 대량 수주를 했다. 지난해 실적 호조는 일시적 현상이 아닌 기업가치의 업그레이드로 평가된다. 슬롯머신의 교체 주기가 2년에 한 번씩 온다는 점과 수익률이 높은 제품의 폭발적인 성장세, 증권사 컨센서스를 2배 이상 뛰어넘은 4분기 영업이익 등을 감안하면 매력적이라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