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이 제약업종에서 한미약품을 이을 다음 주자로 손꼽히고 있다.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데다, 세계에서 주목하는 신약후보물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유안타증권은 종근당의 목표주가를 8만원으로 높였다. 종근당이 개발하고 있는 'CKD-732'(성분명 벨로라닙)의 가치가 부각될 것이란 판단이다.

CKD-732는 고도비만 및 프레더-윌리 증후군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CKD-732를 기술이전받은 미국 자프겐은 프레더-윌리 증후군에 대해 지난해 9월 미국 임상3상을 시작했고, 고도비만에 대해서는 호주에서 임상2b상을 진행 중이다.

프래더-윌리 증후군은 15번 염색체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희귀병이다. 억제되지 않는 식욕으로 비만과 당뇨병을 유발하고, 미국에는 약 8000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 CKD-732가 임상3상에 성공하면 유일한 프래더-윌리 증후군 치료제가 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CKD-732의 고도비만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에 더 주목하고 있다. CKD-732는 프래더-윌리 증후군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던 중 고도비만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해, 추가 적응증 확대에 들어간 것이다. 특히 고도비만 환자는 미국에서만 1700만명에 달하고 있다.

여기에 자프겐이 CKD-732의 가치 반영으로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약 1조1000억원 이상의 시가총액을 기록하고 있는 점도 기대감을 높이는 이유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자프겐의 신약 가치는 대부분 종근당 CKD-732의 가치"라며 "따라서 자프겐 시가총액의 10~20%는 종근당의 신약 가치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종근당의 전거래일 종가 기준 시총은 약 6600억원이었다.

종근당도 한미약품과 마찬가지로 연구개발 비중을 높이고 있다. 2010년 240명이었던 연구개발 인력은 지난해 406명으로 늘어났고, 연구개발 투자 금액도 2010년 396억원(매출 대비 9.4%)에서 2014년 747억원(13.7%)으로 증가했다.

CKD-732에 대한 기대로 종근당의 목표주가 상향조정도 잇따르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비롯해 이달 들어서만 신한금융투자(목표가 8만5000원) 현대증권(10만원) 등이 목표주가를 높여 잡았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