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전 세계 신흥국 중 두 번째로 강한 ‘경제적 내성(耐性)’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전격적인 금리 인상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외부 충격에도 위기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30일 미국 싱크탱크인 ‘글로벌 개발센터’가 21개 신흥국을 대상으로 경제적 내성 지표를 산정한 결과 한국은 필리핀에 이어 2위로 나타났다. 조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과 2014년을 비교해 이뤄졌으며, 한국은 순위가 2007년 3위에서 한 단계 올랐다.

한국은 이 기간 60% 이상이던 단기부채비율이 40% 밑으로 낮아졌고, 안정적 재정흑자를 거두고 있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지난해 물가상승률이 0.8%로 목표인 2%를 훨씬 밑돌면서 디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글로벌 개발센터는 지적했다.

아르헨티나가 21위로 최하위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브라질(15위), 멕시코(10위) 등 남미 국가들이 위기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유럽 국가 중에서는 헝가리(20위), 폴란드(16위),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인도(18위), 말레이시아(12위)의 순위가 낮았다. 중국은 한국에 이어 3위였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