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창의 데스크 시각] 국민이 행복하지 못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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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창 부국장 겸 지식사회부장 leejc@hankyung.com
여론조사기관인 갤럽이 최근 143개국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행복도 순위에서 한국은 118위에 그쳤다. 일본은 물론 중국에도 뒤졌다. 중동의 팔레스타인과 아프리카 가봉과 같은 순위였다.
세 계 10위권의 경제규모와 3만달러에 육박하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에 비춰봐도 선뜻 동의하기 쉽지 않다. 맞다. 우리나라는 외형적으로는 많이 성장했다. 한때 벤치마킹 대상이었던 일본과도 치열하게 경쟁하는 관계가 됐다. 전자와 자동차 철강 등 상당수 산업분야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했다. 정보기술(IT) 분야에선 일본을 넘어 세계 최고 수준이다.
행복도 118위의 ‘갈등공화국’
이게 다는 아니다. 경제 산업 분야는 선진국 반열에 올랐지만 그 이면의 어두운 그늘을 부인하기 어렵다. 당장 초등학교 때부터 경쟁에 내몰리는 교육에 우리 아이들은 피곤하다. 대학을 나와야만 대접받는 문화에 상당수 대학생들은 등록금을 대느라 허리가 휠 정도다.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은 하늘의 별 따기다. 청년들 사이에선 결혼 출산 연애를 포기하는 ‘삼포세대’를 넘어 이젠 인간관계와 집까지 포기하는 ‘오포세대’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전 세계에서 가장 심각하다는 평을 듣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차별로 요약되는 우리 고용문화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이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 2015년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이쯤 되면 우라나라의 행복도가 118위를 기록한 게 그리 이상하지만은 않다. 정부가 통상임금과 근로시간 단축, 정년연장, 최저임금, 임금피크제 도입, 저성과자 해고요건 등 핵심 노동 이슈의 일괄타결을 위해 노동시장 구조개선에 드라이브를 건 배경이다. 이들 현안을 해결하지 않고선 안정적인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다음 세대에 엄청난 부담을 줄 수 있는 공무원연금에 칼을 댄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대타협 실패 땐 미래 암울
연금과 노동시장 개혁은 단순히 공무원과 기업, 노조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호(號)의 미래가 걸려 있다. 대타협에 성공한다면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경제의 불확실성이 해소돼 기업 경쟁력에도 도움이 된다. 한마디로 경제 재도약의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다. 거꾸로 실패한다면 국가 전체가 큰 혼란에 빠져들 수 있다. 국가 경제는 물론 기업 모두의 장래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 중대 기로다.
국가의 장래가 걸린 현안을 해결하는 건 정치권의 의무다. 그럼에도 사회갈등을 조정해야 할 정치는 이번에도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정치실종으로 대타협은 불투명한 상태다. 노·사·정은 국민과 약속한 합의시한을 하루 앞둔 30일까지도 합의안 초안을 내놓지 못했다. 공무원연금 개혁을 놓고도 여야는 평행선을 달렸다. 여야가 합의한 실무기구조차 구성하지 못했다. 표만 좇는 정치권의 당리당략에 사회적 합의는 끼어들 틈이 별로 없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 사회의 지역 간, 세대 간, 계층 간 불신과 반목이 도를 넘었다. ‘갈등공화국’이라는 표현이 과언은 아니다. 양극화의 심화로 반(反)기업 정서도 심각하다. 지금이야말로 정치권이 변화된 모습을 보일 때다. 정치권이 이번에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갈등의 고리를 끊지 못하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국민의 행복도 거기에 달렸다.
이재창 부국장 겸 지식사회부장 leejc@hankyung.com
세 계 10위권의 경제규모와 3만달러에 육박하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에 비춰봐도 선뜻 동의하기 쉽지 않다. 맞다. 우리나라는 외형적으로는 많이 성장했다. 한때 벤치마킹 대상이었던 일본과도 치열하게 경쟁하는 관계가 됐다. 전자와 자동차 철강 등 상당수 산업분야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했다. 정보기술(IT) 분야에선 일본을 넘어 세계 최고 수준이다.
행복도 118위의 ‘갈등공화국’
이게 다는 아니다. 경제 산업 분야는 선진국 반열에 올랐지만 그 이면의 어두운 그늘을 부인하기 어렵다. 당장 초등학교 때부터 경쟁에 내몰리는 교육에 우리 아이들은 피곤하다. 대학을 나와야만 대접받는 문화에 상당수 대학생들은 등록금을 대느라 허리가 휠 정도다.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은 하늘의 별 따기다. 청년들 사이에선 결혼 출산 연애를 포기하는 ‘삼포세대’를 넘어 이젠 인간관계와 집까지 포기하는 ‘오포세대’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전 세계에서 가장 심각하다는 평을 듣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차별로 요약되는 우리 고용문화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이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 2015년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이쯤 되면 우라나라의 행복도가 118위를 기록한 게 그리 이상하지만은 않다. 정부가 통상임금과 근로시간 단축, 정년연장, 최저임금, 임금피크제 도입, 저성과자 해고요건 등 핵심 노동 이슈의 일괄타결을 위해 노동시장 구조개선에 드라이브를 건 배경이다. 이들 현안을 해결하지 않고선 안정적인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다음 세대에 엄청난 부담을 줄 수 있는 공무원연금에 칼을 댄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대타협 실패 땐 미래 암울
연금과 노동시장 개혁은 단순히 공무원과 기업, 노조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호(號)의 미래가 걸려 있다. 대타협에 성공한다면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경제의 불확실성이 해소돼 기업 경쟁력에도 도움이 된다. 한마디로 경제 재도약의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다. 거꾸로 실패한다면 국가 전체가 큰 혼란에 빠져들 수 있다. 국가 경제는 물론 기업 모두의 장래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 중대 기로다.
국가의 장래가 걸린 현안을 해결하는 건 정치권의 의무다. 그럼에도 사회갈등을 조정해야 할 정치는 이번에도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정치실종으로 대타협은 불투명한 상태다. 노·사·정은 국민과 약속한 합의시한을 하루 앞둔 30일까지도 합의안 초안을 내놓지 못했다. 공무원연금 개혁을 놓고도 여야는 평행선을 달렸다. 여야가 합의한 실무기구조차 구성하지 못했다. 표만 좇는 정치권의 당리당략에 사회적 합의는 끼어들 틈이 별로 없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 사회의 지역 간, 세대 간, 계층 간 불신과 반목이 도를 넘었다. ‘갈등공화국’이라는 표현이 과언은 아니다. 양극화의 심화로 반(反)기업 정서도 심각하다. 지금이야말로 정치권이 변화된 모습을 보일 때다. 정치권이 이번에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갈등의 고리를 끊지 못하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국민의 행복도 거기에 달렸다.
이재창 부국장 겸 지식사회부장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