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 폐지' 사실상 무산…결국 백기 든 조희연 교육감
서울교육청이 자율형 사립고에 면접이 포함된 전형과 추첨 전형 중 한 가지를 택해 학생을 뽑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조희연 교육감(사진)의 ‘자사고 폐지 정책’이 사실상 실효성을 잃은 채 흐지부지됐다는 분석이다.

서울교육청은 30일 발표한 ‘2016학년도 서울 고교 입학전형 기본계획’을 통해 특수목적고 자사고 특성화고 등 전기 고교는 교육감이 승인한 학교별 전형요강에 따라 △자기주도학습전형 △실기고사 △추첨 △중학교 내신성적 등의 방법으로 학생을 선발할 수 있도록 했다.

적용 대상 자사고는 서울지역 자사고 중 광역 단위 자사고인 하나고를 제외한 24개교다. 기본계획에 따르면 자사고는 일정 기준을 충족할 경우 추첨 후 면접으로 학생을 뽑을 수 있다. 하나고는 △1단계 내신성적 및 출결(감점)로 정원의 1.5~2배수를 가린 뒤 △2단계에서 1단계 성적과 면접으로 합격자를 뽑는다.

서울교육청이 자사고에 면접을 통해 학생을 선발할 수 있도록 하면서 자사고들은 예년과 같은 방식인 면접 전형으로 학생을 뽑을 가능성이 높다. 서울교육청이 면접 전형 선택권을 부여하는 기준은 ‘학교별 경쟁률’이 유력하다. 교육청 관계자는 “8월 학교별 입학 전형요강이 발표되기 전까지 면접전형 선택 기준을 각 자사고와 협의할 계획”이라며 “구체적으로는 정원 대비 지원자 수가 일정 기준을 초과할 경우 전형 선택권을 주는 등의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조 교육감은 자사고를 차례로 폐지하기 위해 자사고가 학생을 뽑을 때 면접을 볼 수 있는 권한을 제한하면서 자사고 및 학부모들과 갈등을 빚었다.

이 밖에도 서울교육청은 고입 전형 기본계획안을 통해 학교유형별 입학전형 일정 통합을 발표했다. 서울의 외국어고 국제고 자사고(하나고 포함) 원서 접수 일정은 11월16일부터 18일까지로 합쳐진다. 예술계고와 마이스터고는 10월26일부터 29일까지 원서를 받는다. 자세한 내용은 시교육청 홈페이지(www.sen.go.kr)의 전자민원-고입 자료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