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맨유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숨겨진 주인공 마이클 캐릭과 드디어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펼치기 시작한 후안 마타(사진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현대 축구에서 공격 과정은 두 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압박을 뚫고 상대 위험지역으로 진입하기 위한 공격 전개 단계와 상대 위험지역에서 슈팅 찬스를 만드는 기회 창출 단계다. 공격 전개와 기회 창출을 유려하고 효과적으로 펼칠 수 있는 팀만이 높은 득점력이라는 열매에 도달할 수 있다.



올 시즌 중반까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공격 전개와 기회 창출 모두에서 문제를 드러냈다. 크리스 스몰링, 필 존스, 마르코스 로호 등 경험 적고 투박한 수비수들은 상대의 전방 압박을 버텨내지 못하고 전방을 향해 볼을 내질렀고, 애쉴리 영이나 앙헬 디 마리아 같은 공격수들은 공간이 좁은 중앙으로 접근하는 데 실패하면서 무리한 크로스만 남발했다.



티끌만한 가능성을 현실화시키는 두 명의 특급 골잡이가 아니었다면, 맨유의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도전은 일찌감치 끝났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난 29, 30라운드에서 맨유는 이전의 28경기와 전혀 다른 경기력을 보여줬다. 여유 있는 공격 전개와 영리한 공간 침투, 과감하면서도 정교한 전진 패스가 결합된 그들의 공격은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경쟁자인 토트넘과 리버풀을 무릎 꿇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돌아온 중원의 살림꾼 마이클 캐릭과 3700만 파운드의 사나이 후안 마타가 있다.



토트넘전과 리버풀전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전술적 변화는 전방 압박의 강화였다. 웨인 루니를 중심으로 애쉴리 영과 마루앙 펠라이니, 안데르 에레라, 마타가 가하는 전방 압박은 상대의 후방 공격 전개를 방해하며 주도권을 맨유 쪽으로 돌려놓았다.



이처럼 맨유가 강한 전방 압박을 가할 수 있었던 것은 캐릭의 존재 덕분이었다. 기본적으로 4-1-4-1은 수비형 미드필더의 뒷받침 아래 중앙 미드필더가 적극적으로 전진해 압박을 가할 수 있는 포메이션이지만, 그만큼 수비형 미드필더의 역할이 중요한 포메이션이기도 하다.



수비형 미드필더가 위치 선정 실수를 범하거나 간격 조절에 실패할 경우 자칫 포백이 상대 공격진과 직접 대면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캐릭이 영리한 위치 선정과 시의적절한 압박을 통해 상대 공격형 미드필더를 철저히 묶어두면서 토트넘과 리버풀은 계속 전방 압박에 당할 수밖에 없었다.



공격적으로는 침착한 경기 운영이 돋보였다. 스몰링이나 존스가 볼을 잡으면 좌우로 폭넓게 움직이면서 패스 길을 열어줬고, 상대의 압박이 강한 상황에서는 스몰링과 존스 사이로 내려가 스리백을 형성하면서 안정적인 횡 패스를 유도했다.



이렇게 캐릭이 수비 라인과 미드필드 라인 사이에서 연결 고리 역할을 하다 보니 공격 전개 과정이 개선됐고, 전진 패스의 질이 좋아지면서 자연스럽게 공격 템포도 빨라졌다. 거함 맨유의 중원을 10년 가까이 지켜오고 있는 캐릭의 가치가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 마이클 캐릭과 후안 마타(사진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캐릭이 후방에서 숨겨진 주인공 역할을 하고 있다면, 마타는 전방에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올 시즌 맨유가 겪어온 기회 창출 실패 문제는 윙포워드가 볼을 갖고 중앙으로 접근하지 못한 데서 기인한다. 윙포워드가 중앙으로 들어가지 못해 중앙 공격수와 윙포워드의 간격이 벌어지면서 단순한 크로스 위주의 공격이 반복된 것이다.



바로 이 문제를 마타가 해결했다. 볼 소유 능력이 좋고 전진 패스 능력이 뛰어난 마타는 우측에서 중앙으로 파고들며 루니의 활동 반경을 넓히고, 공격력이 좋은 안토니오 발렌시아가 침투할 수 있는 측면 공간을 제공했다.



또한 중앙으로 좁혀들면서 수비 배후 공간으로 찔러주는 정확한 전진 패스는 정적이던 맨유 공격에 역동성을 부여했다. 풀백과 윙포워드, 윙백과 센터백 사이 공간을 공략해 상대 측면 수비수의 공격 가담을 제한시키는 전술적 움직임도 탁월하다. 당초 우려와 달리 전방 압박과 수비 가담에도 열심인 마타의 활약은 최근 상승세의 키포인트다.



올 시즌 맨유는 공격 전개 과정에서는 정확성과 판단력의 부족으로, 기회 창출 과정에서는 느린 템포와 간격 조절 실패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캐릭이 후방 공격 전개 과정에 안정감을 불어넣고, 마타가 기회 창출 과정에 창의성과 속도감을 더함으로써 한층 개선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남은 8경기 중 4경기가 맨체스터 시티, 첼시, 에버튼, 아스날과의 대전인 만큼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획득을 자신하기는 이르지만, 캐릭과 마타가 루이스 반 할 감독의 계획을 조금씩 현실화시키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정진호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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