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전격 화해…'세탁기 전쟁' 끝낸다
삼성그룹과 LG그룹이 모든 법적 분쟁을 끝내기로 합의했다. 진행 중인 소송에 대해선 고소 취하 등 필요한 절차를 밟고 관계당국에 선처를 요청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4개사는 이 같은 내용의 합의서를 31일 발표했다. 양사가 진행 중인 소송은 세 가지 사안과 관련된 다섯 건이다. 가장 최근엔 삼성전자가 지난해 9월 독일 매장에 진열된 자사 세탁기를 LG 직원들이 고의로 파손했다며 조성진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 등을 검찰에 고소했다. 검찰은 업무방해, 명예훼손, 재물손괴 혐의로 조 사장 등을 불구속 기소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상대방이 자사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기술을 빼냈다며 소송을 벌이고 있다. 또 삼성전자는 LG전자가 정부 평가위원을 통해 자사가 국책과제 선정을 위해 제출한 시스템 에어컨 관련 내부 계획서를 빼돌렸다며 지난해 9월 고소하기도 했다.

삼성과 LG는 “엄중한 국가 경제 상황을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데 힘을 모으고, 소비자를 위해 제품과 서비스를 향상하는 데 주력하자는 두 그룹 최고경영진의 대승적 판단에 따라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