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에 서류가 줄어든 이유
김연배 한화생명 대표이사 부회장(72·사진)의 서울 여의도 집무실 탁자엔 수백장의 생일축하 카드가 쌓여 있다. 지난해 9월 취임한 김 부회장은 출근해 재무설계사(FP)들에게 보낼 카드에 서명하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FP가 2만여명에 달하는 만큼 매일 80장 정도의 카드에 서명한다.

취임 6개월째를 맞은 김 부회장의 업무 혁신과 현장 경영이 주목받고 있다. 그는 취임하자마자 서류 대신 이메일과 구두로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사무실 종이서류가 절반 가까이 줄었고 직접 태블릿PC를 들고 보고받았다.

이 같은 변화는 영업현장으로도 확산됐다. 과거 FP들은 소비자를 만날 때 100여장의 서류를 출력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태블릿PC를 활용한다. 이런 ‘신(新) 전자청약시스템’의 효과로 작년 이맘때 5%에 불과했던 전자청약 체결률은 30%까지 높아졌다.

김 부회장은 영업 핵심 동력인 FP들의 기(氣)를 살릴 수 있다면 어디든 달려간다. 지금까지 전국 7개 지역본부를 돌며 23회에 걸친 강의를 통해 2500명의 설계사를 만났다. 영업실적이 우수한 8000명의 FP들에게 45만3660주의 한화생명 주식을 지급한 것도 김 부회장의 현장 중심 경영의 일환이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