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해외판매망 활용…중소기업 수출 판로 개척
홈플러스, 中 뱅가드와 협력…115개 매장에 中企제품 공급
롯데마트는 해외 매장서 '한국상품 특별전' 개최
中 알리바바에 '이마트관'
직원이 120여명에 불과한 이 회사가 아시아 최대 시장의 수출 길을 연 건 유통업체인 홈플러스가 뱅가드와 협약을 맺은 덕분이다. 뱅가드는 100여개 중국 도시에 대형마트 슈퍼마켓 편의점 쇼핑몰 등 410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현지 1위 유통회사다.
◆중소식품사, 대형마트 통해 해외진출
홈플러스는 1일 국제제과 꽃샘식품 청우식품 등 48개 자체브랜드(PB) 협력사 상품(100만달러어치)을 중국 베이징 상하이 선전 일대 115개 뱅가드 점포에 입점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스낵 비스킷 음료 소스 유아위생용품 등 150여개 품목이 대상이다. 반응이 좋은 제품은 뱅가드 전국 매장으로 판로를 확대한다. 이 팀장은 “아시아 최대 시장인 중국 진출은 회사의 오랜 숙원사업”이라며 “회사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들이 중소 협력사인 식품업체들의 수출 전선에 첨병 역할을 맡고 있다. 제휴선인 외국 거대 유통업체들을 활용하는 전략이다. 대형마트가 중소 협력업체의 수출을 알선하는 ‘종합상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협력사는 해외 시장을 개척할 수 있고 대형마트는 협력사 성장에 따른 품질향상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윈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K푸드 한류’로 확산 기대
롯데마트도 협력사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 ‘해외 MD(상품기획자) 초청 수출기업 상품설명회’를 진행하거나 해외 롯데마트 매장에서 ‘한국 상품 특별전’을 여는 게 대표적이다. 지난해에는 농림축산식품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함께 해외 MD 및 바이어가 참석한 가운데 설명회를 열었다. 110여개 국내 중소 식품기업 가운데 선발된 50여개 업체가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롯데마트 46개 매장에서 ‘한국식품 특별전’을 진행했다. 지난 1월에는 베트남에 국산 양파를 수출했다. 양파값이 폭락해 고심하는 농가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1차분 10만t의 양파가 5일 만에 모두 판매됐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해외 브랜드 전용관 ‘티몰글로벌’을 활용하고 있다. 지난 2월 이곳에 ‘이마트관’을 열었다. 김 과자 음료 된장 등 중국인이 많이 찾는 가공식품과 선물용으로 인기가 많은 전기밥솥 홍삼정 여성위생용품 등 100여개 상품을 판매 중이다. 최우정 이마트 온라인총괄 부사장은 “중국인들은 식품류를 해외에서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마트몰의 중국 진출이 한국 상품의 수출 판로를 넓히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중국에서 판매되는 한국 상품은 중개상들이 한국에서 물건을 사 20~40%의 이익을 남긴 뒤 현지 유통업체에 넘기는 것이 많았다. 중개상이 없어지면 중소 제조업체의 수익성이 향상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럴 경우 이들 회사 상품을 취급하는 대형마트의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한국 드라마나 가요 등 한류 영향으로 중국 내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가 확산되면서 한국 상품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PB 상품 수출이 안정궤도에 오르면 전국브랜드(NB) 상품 수출 지원에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