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의 중고차 매입 브랜드인 오토벨의 전문 상담사가 중고차 판매 희망자를 방문해 차량을 평가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제공
현대글로비스의 중고차 매입 브랜드인 오토벨의 전문 상담사가 중고차 판매 희망자를 방문해 차량을 평가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제공
은행원 박모씨(41)는 지난달 4일 자신이 타던 2009년형 그랜저를 매각하기 위해 현대글로비스에서 운영하는 내 차 팔기 전문 서비스 ‘오토벨’ 홈페이지를 찾았다. 퇴근 후 오후 8시께 접수를 마치고 다음날 출근한 박씨는 오전 9시가 되자마자 오토벨 콜센터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10시가 채 되지 않은 시각, 오토벨 차량 컨설턴트가 서울 역삼동에 있는 박씨 회사 앞을 방문해 성능 점검을 진행했다. 현장에서 차량 평가를 마친 컨설턴트는 스마트폰을 통해 그간 축적된 차량 시세 데이터를 확인, 980만원의 견적가를 제안했다. 박씨는 그 자리에서 계약서를 작성하고 차를 인도했다. 매각 대금이 입금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첫 통화부터 두 시간을 넘지 않았다.

편의·신뢰성으로 고객 마음 사로잡아

[뜨는 중고차 시장] 접수 → 전문 컨설턴트 방문 → 매각·경매 출품 '원스톱 서비스'…전화 한 통으로 타던 車 제값에 파세요
대기업의 중고차 매입 서비스가 최근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글로비스가 지난해 11월 내놓은 전문 브랜드인 오토벨은 중고차를 팔겠다는 문의가 하루 평균 100여건 들어오고 있다. 2013년 7월 서비스를 시작한 AJ셀카는 작년 한 해 동안 중고차 8500여대를 매입했다. 지난해 12월에는 SK엔카에서도 ‘유레카’ 서비스를 내놓으며 자동차 매입 시장의 활성화를 알렸다.

중고차 업계는 소비자들이 매입 브랜드를 선택하는 이유로 ‘편의성’과 ‘신뢰성’을 꼽는다. 전용 콜센터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간단한 접수 절차만 거치면 전문 컨설턴트 방문부터 매각, 경매 출품까지 원스톱(one-stop) 서비스가 이뤄진다.

현대글로비스가 오토벨 출시 한 달을 맞아 이용 고객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40대가 전체 이용자의 4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현대글로비스는 “기존 중고차 거래의 복잡함에 피로감을 느끼던 중장년층을 간편한 거래 방식으로 움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객관적이고 투명한 거래 방식도 매입 브랜드 인기의 중요한 요인이다. 내 차 팔기 서비스를 운영하는 현대글로비스와 AJ셀카, SK엔카는 모두 자동차 경매사업을 운영한다. 자동차 경매는 차량을 경매 시장에 출품해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한 매매업체에 판매하는 거래 형태다.

공개경쟁 입찰을 통해 낙찰가가 정해지기 때문에 가격이 투명하고 객관적이다. 매입 브랜드는 이런 경매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들에게 공정하고 높은 가격을 제시할 수 있다. 또한 전문 자격을 갖춘 컨설턴트가 구체적인 평가를 해 주는 시스템도 신뢰성 확보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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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 차량 경매 출품으로 낙찰률 쑥쑥

중고차 매입 서비스의 활성화는 결과적으로 자동차 경매산업의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매입 브랜드를 통해 유입된 양질의 중고차가 경매를 통해 유통되기 때문이다.

우수한 중고차 물량이 확보되면서 더 많은 자동차 매매업체가 경매장을 찾고, 매물에 대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낙찰가격과 낙찰률이 동시에 상승하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된 것. 지난해 평균 55.5%였던 현대글로비스의 경매 낙찰률은 올 들어 1월에는 57.6%, 설 연휴가 낀 2월에도 54%를 유지하다 3월에는 60%를 돌파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렇게 올라간 가격 정보가 그대로 매입 서비스 차량 평가 금액에 반영돼 더 많은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개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오토벨 브랜드가 도입되면서 현대글로비스 경매장의 개인 출품 비중 역시 작년 평균 40%에서 지난 3월 48%까지 올랐다. 중고차 업계는 매입 브랜드를 통한 개인 출품의 증가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지영 < 현대글로비스 과장 jypark13@glovis.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