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구일파인텍 사장이 구미산학연융합단지 내 공장에서 자동차 부품을 설명하고 있다. 김낙훈 기자
김영철 구일파인텍 사장이 구미산학연융합단지 내 공장에서 자동차 부품을 설명하고 있다. 김낙훈 기자
잡초만 무성했던 구미산업단지 내 대형 공장 터가 첨단 중소기업의 요람으로 탈바꿈했다.

2일 경북 구미시 낙동강변 ‘구미산학연융합단지’는 72개 입주 중소기업들로 활기가 넘쳤다. 약 36만㎡ 규모의 구미산학연융합단지가 들어선 곳은 옛 대우전자 공장 터다. 이 회사가 1999년 워크아웃에 들어간 뒤 기계소리가 멈췄던 곳에 초정밀금형, 디스플레이, 그린에너지, 전자의료기기, 정보기술(IT) 융복합 제품 등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최근 2년 새 속속 들어섰다.

초정밀금형이 21개사로 가장 많고 디스플레이 20개사, 그린에너지 12개사, 전자의료기기 10개사, IT 융복합 9개사 순이다. 전체 고용 인원은 1429명에 이른다.

이 단지가 있는 구미 1단지는 1973년 완공돼 40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다. 낡은 공장들이 많다. 하지만 새로 건설된 구미산학연융합단지는 잔디밭이 있는 데다 인근 낙동강변에 벚꽃이 만개해 공원 같은 느낌을 준다.

대우전자 터를 매입해 융합단지로 재탄생시킨 산업단지공단의 최수정 대경지역본부장(53)은 “과거 백색가전 중심의 공장이던 곳이 새로운 전략 산업단지로 탈바꿈했다”며 “근로자들이 깨끗한 곳에서 일할 수 있게 만든 산업단지 재생모델”이라고 설명했다.

단지 내에 있는 구일파인텍의 김영철 사장(55)은 “그전에 구미산업단지의 작은 공장에 있다가 2013년 초 이곳으로 네 배 넓혀 옮겨왔는데 시설이 깨끗해 종업원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자동차 부품과 금형을 만드는 구일파인텍은 3300㎡ 부지에 연면적 1800여㎡ 규모의 공장을 지었다. 생산제품을 현대·기아차, 도요타, 닛산, 히타치 등의 협력업체에 납품한다.

인근의 휴대폰용 정밀금형업체 영우정공의 이시우 사장(49)은 “1996년 창업한 뒤 그동안 임차공장에서 사업을 해왔는데 2년 전 처음으로 자가 공장을 마련해 이곳으로 옮겨왔다”며 “정밀가공기를 증설하고, 휴게실 수면실 당구장 등을 만들어주니 직원들이 좋아한다”고 말했다.

구미산학연융합단지가 있는 구미산업단지도 첨단제품 기지로 변모하고 있다. 구미산학연융합단지가 첫 번째 변화라면 두 번째 변화는 산업단지 내 운동장(약 2만4000㎡)에 짓는 융복합 집적지다. 이곳에는 지식산업센터, 오피스텔, 정보통신기술(ICT) 상용화지원센터, 문화복지편의시설 등의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세 번째 변화는 오리온전기 부지(3만3000여㎡)에 민간 대행사업으로 추진되는 아이스링크 건립이다. 민간 대행사업은 낡은 시설을 헐고 신성장 동력산업 유치와 근로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시설을 짓는 프로젝트다.

구미=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