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스타내셔널GC의 12번홀(위)과 13번홀의 그린 주변 전경. 마스터스 대회조직위 제공
오거스타내셔널GC의 12번홀(위)과 13번홀의 그린 주변 전경. 마스터스 대회조직위 제공
#1. 마스터스에서 두 번이나 그린 재킷을 입은 버바 왓슨(미국)은 2013년 대회 4라운드 12번홀(파3)에서 공을 해저드에 세 번 빠뜨리며 10타를 기록했다. 한 홀에서 7타를 잃은 왓슨은 이름도 생소한 ‘셉튜플 보기’를 기록했다.

#2. 남자 골프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2011년 대회 4라운드에서 2타 차 선두를 달리다가 11번홀(파4)에서 3퍼트, 12번홀(파3)에서 4퍼트를 했다. 13번홀(파5) 티샷은 개울로 들어갔다. 매킬로이는 순식간에 10위 밖으로 밀려났다. 그는 얼굴을 팔에 파묻고 괴로워했다. 완전히 이성을 잃은 모습이었다.

골프팬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아멘 코너’에서 최근 일어났던 ‘참사’다. 아멘 코너는 마스터스가 열리는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의 11~13번홀을 일컫는다. 코스 공략이 까다로워 선수들 입에서 절로 ‘아멘’ 소리가 나온다는 것. 올해 마스터스의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매킬로이와 왓슨도 아멘 코너를 비켜 가지 못했다.

아멘 코너가 시작되는 11번홀은 505야드의 파4홀이다. 좁은 페어웨이를 따라 언덕 너머 300야드 지점까지 드라이버샷을 날려야 2온을 노릴 수 있다. 그린 옆으로 해저드, 뒤쪽으로는 벙커가 도사리고 있다.

두 번째 홀인 12번홀은 155야드의 파3홀로 오거스타내셔널GC에서 가장 짧지만 만만히 볼 수 없다. 그린 앞에 개울이 있고 그 뒤로 두 개의 벙커가 있다. 바람에 따라 신중하게 클럽을 선택하지 않으면 순식간에 타수를 잃기 쉽다. 510야드의 파5홀인 13번홀은 정확도가 중요하다. 그린 앞에 개울이 흐르고 그린 뒤편으로 4개의 벙커가 입을 벌리고 있어 마음 놓고 샷을 하기 힘들다.

아멘 코너는 마스터스의 악명 높은 ‘유리알 그린’과 합쳐져 난도가 더욱 높아진다. 마스터스의 그린 잔디는 3.175㎜로 짧다. 오거스타의 그린 빠르기는 스팀프미터(그린 빠르기를 측정하는 기구) 기준 14~14.4피트다. 일반적으로 평균 12피트다.

또 그린 바로 밖의 칼라(프린지 부분)를 그린과 별반 차이가 없도록 짧게 깎기 때문에 딱딱한 그린을 넘어선 공은 경사를 타고 내려가 벙커나 해저드로 직행하기 쉽다. 선수들이 아이언샷을 한 뒤 ‘스톱! 스톱!’을 외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는데, 건드리기만 해도 멈출 줄 모르고 굴러가는 그린을 정복해야 좋은 스코어를 얻을 수 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