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9조엔 풀었지만 '2%대 물가' 공염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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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양적완화 2년…지갑 안 열렸다
소비세 인상…소비심리 위축
추가 양적완화 필요성 제기
소비세 인상…소비심리 위축
추가 양적완화 필요성 제기
![149조엔 풀었지만 '2%대 물가' 공염불](https://img.hankyung.com/photo/201504/AA.9782082.1.jpg)
그로부터 2년. 구로다 총재가 당시 목표로 내건 2%대 물가상승률은 이미 물 건너갔다는 평가다. 소비세 인상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데다 설상가상으로 국제유가까지 급락하면서 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소비자물가는 상반기 일시적으로 마이너스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3일 일본은행에 따르면 본원통화 잔액은 2013년 3월 말 146조엔에서 2년 만에 295조엔으로 149조엔(102%) 증가했다. 일본은행은 장기국채와 기업어음, 회사채는 물론 위험자산인 상장지수펀드(ETF), 리츠(부동산투자회사)까지 사들였다. 지난해 10월 말에는 자산 매입 규모를 확대하는 추가 양적 완화도 단행했다. 그러나 소비자물가는 뒷걸음질치고 있다. 신선식품을 제외한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소비세 인상 영향을 제외하면 지난해 5월 1.4%에서 지난 1월 0.2%로 낮아졌다. 2월에는 0%까지 떨어졌다. 돈을 풀었는데 지갑은 닫혔기 때문이다.
일본은행의 설명은 다르다. 국제유가 때문이라는 것이다. 구로다 총재는 지난달 금융정책결정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물가가) 약간의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던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이 50달러 아래로 반 토막 나면서 전반적으로 물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구로다 총재는 한 강연에서 “2% 물가목표 달성이 불가능해진 것은 아니다”며 “2015년도를 중심으로 한 기간에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2016년에는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얘기다. 풀린 돈 덕분에 주가지수만 20,000선 돌파를 앞두고 있다.
구로다 총재는 “디플레이션 심리를 잡기 위해 필요하면 대책(추가 양적 완화)을 쓸 준비가 돼 있다”는 얘기를 입에 달고 다닌다. 하지만 당분간 ‘깜짝’ 추가 양적 완화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일본은행이나 일본 정부 모두 일본 경제가 소비세 인상 충격에서 벗어나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판단한다. 일본은행이 2일 발표한 ‘3월 생활의식에 관한 설문조사’와 ‘기업 단기경제 관측조사’에서 1년 후 물가 상승률 전망은 가계 4.8%, 기업 1.4%로 기대 인플레이션은 꺾이지 않고 있다.
하지메 다카다 미즈호종합연구소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에선 임금 인상으로 소비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