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부가 2일(현지시간) 핵협상에서 미국 등 서방과 포괄적인 합의안을 도출했지만 이란 정부는 핵협상에 부정적인 의회 보수파와 군부라는 큰 벽을 넘어야 하는 과제를 남겨두고 있다.

벌써부터 개방에 방점을 두는 중도 개혁성향의 하산 로하니 정부와 보수파의 '전운'은 감돌고 있다.

이란 군부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이란 보수언론 파르스통신은 핵협상 타결 뒤인 3일 의회 국가안보·외교위원회 소속 에스마일 코사리 의원이 "협상안은 이란의 국익에 기여하지 못했다"며 "이란 협상팀은 아무 성과를 이루지 못했으며 협상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이란 보수세력은 핵협상 도중에도 모든 대(對)이란 제재를 일괄적으로 즉시 해제하지 않으면 협상을 결렬시켜야 한다고 물고 늘어졌다.

이를 의식한 듯 이란 협상 대표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은 협상 타결 직후 트위터에 "미국은 금융·경제 제재를 '모두' 끝낼 것이다. 이게 점진적인가? 유럽연합(EU)도 '모든' 제재를 '끝장내기로'했다. 이건 또 어떤가"라는 글을 올렸다.

이란 언론도 성향에 따라 핵협상을 다르게 해석해 보수파와 개혁파의 갈등을 예고했다.

반면 중도 개혁적 논조의 샤흐반드는 자리프 장관이 이끄는 협상팀이 어려운 항로를 성공적으로 운항했다고 호평했다.

이란 의회는 2012년 총선에서 선거의 공정성을 문제 삼아 개혁진영이 대거 불참하면서 보수 일변도로 구성됐다.

의회는 로하니 대통령이 지명한 과학기술장관 후보자가 친서방·반보수 성향이라며 4번 연속 낙마시켰을 정도로 이란 정부를 견제해 왔다.

경제 회생에 승부수를 거는 로하니 대통령도 강공으로 맞서는 모양새다.

로 하니 대통령은 1월 "국가적으로 중요한 문제를 결정할 때는 의회의 의결 대신 국민투표로 결정할 수 있다는 게 이란 헌법인데 그동안 무시됐다"며 "의회가 입법적인 최고 의결기관이지만 국가 중대사와 국민의 생존권과 관련된 문제는 국민투표로 직접 국민의 의사를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로하니 정부는 대형 공기업의 효율화를 명분으로 세제개혁과 민영화를 적극적으로 추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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