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연기가 슈퍼박테리아의 내성을 강화해 흡연자의 염증질환 대응력을 떨어뜨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로라 크로티 알렉산더 미국 UC샌디에이고 교수 연구팀은 5일 의학저널 ‘감염과 면역(Infection and Immunity)’에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생쥐 실험 등을 통해 피부에 물집이 생기는 감염을 유발하는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을 담배 연기에 노출하면 면역체계에 대한 내성이 더 강해지는 사실을 확인했다.

MRSA를 정상적인 환경과 담배 연기 추출물에 노출된 환경에서 키운 다음 면역세포에 대한 내성을 비교한 결과다. 담배 연기에 노출된 MRSA의 내성은 정상 환경에서 키운 MRSA보다 네 배나 강했다.

생쥐에 MRSA를 투여해 폐렴을 일으킨 결과 담배 연기 추출물에 노출된 MRSA에 감염된 생쥐는 치사율이 40%에 달했다. 일반 MRSA에 감염된 생쥐의 치사율(10%)보다 훨씬 높았다.

연구진은 담배 연기가 MRSA 세포벽을 변화시키고 이로 인해 면역 작용을 하는 항균 산소, 항균 펩티드 등을 더 잘 물리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렉산더 교수는 “흡연자가 각종 감염질환에 더 잘 걸린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라며 “이 연구는 담배 연기가 MRSA의 내성을 강화하는 것이 그 요인 중 하나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