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가 오는 6월7일 치르는 중간선거의 선거운동을 5일(현지시간)부터 개시했다.

멕시코 선거위원회는 연방하원 500명, 주지사 9명, 시장 900명을 선출하는 이번 선거운동은 6월4일까지 2개월간 실시된다고 밝혔다.

직선 300명, 비례대표 200명을 뽑는 하원 선거에는 총 4천496명의 후보가 등록했다.

특히 이번 선거를 통해 2012년 12월 출범한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 정부와 집권 여당인 제도개혁당(PRI)의 국정 운영 성과가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PRI는 페냐 니에토 대통령 주도로 제2, 제3 야당인 국민행동당(PAN) 민주혁명당(PRD)과 '멕시코를 위한 협약'을 체결해 각종 개혁과제를 추진해 정치, 교육, 통신, 에너지, 조세 등 분야의 개혁 법안을 마련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을 '멕시코를 구하는 대통령'으로 호칭하고 CNN방송은 그의 개혁 드라이브를 '니에토노믹스'(Nietonomics)라 묘사하면서 호평하기도 했다.

그러나 멕시코의 고질적인 사회 문제인 갱단의 폭력과 정경유착 스캔들이 터지면서 정부 개혁의 공은 빛이 바랬고 페냐 니에토 대통령의 입지도 크게 위축됐다.

게레로 주 이괄라 시에서 작년 9월 교육대 학생 43명이 경찰과 결탁한 마약갱단에 집단으로 피살된 사건은 국내외에 멕시코 경찰에 대한 불신과 인권 유린의 실상을 일깨웠다.

또 페냐 니에토 대통령의 부인 리베라가 정부 발주 공사를 따낸 현지 기업으로부터 대출을 통해 70억 원대의 고가 주택을 취득한 사실이 알려지자 집을 매각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어 페냐 니에토 대통령의 '오른팔'격인 루이스 비데가라이 재무장관도 같은 기업으로부터 주택을 취득한 사실이 알려지자 정권에 대한 불신은 더욱 커졌다.

이를 반영하듯 멕시코 주요 일간지들이 지난달 발표한 페냐 니에토 대통령의 지지율은 39∼41%로 1995∼1996년 집권한 에르네스토 세디요 전 대통령 이후 가장 낮았다.

PRI는 1929년부터 71년간 집권했으나 1994년 경제위기 속에서 정경유착과 부정부패 등에 대한 국민의 반감을 사면서 2000년 7월 보수 성향의 국민행동당(PAN)에 대통령선거에서 패했다.

그러나 2007년 지방선거와 2009년 7월 총선, 2012년 7월 대선에서 '3연승'을 거두면서 정권을 탈환했다.

PRI가 누린 장기집권을 마감한 빌미를 제공한 정경유착과 부정부패의 구태가 다시 드러나는 것이 아니냐는 회의론이 정계 주변에서 제기되는 가운데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야당의 거센 공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