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트렌드] 금성백조주택 정대식 부사장 "명품 예미지, 자재·평면 꼼꼼히 따졌죠"
“많이 짓기보다는 잘 짓는 건설회사로 고객들에게 인정받고 싶습니다.”

충청권을 중심으로 전국에 1만5000여가구의 아파트를 공급해온 금성백조주택의 정대식 부사장(43·사진)은 “주거여건이 좋은 땅을 수십 번 고민 끝에 매입한 뒤 주택·전기설비·토목 등 분야별로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사업을 준비한다”며 “자재 하나부터 주택 평면까지 꼼꼼하게 따져 집을 짓는다”고 강조했다.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 금성백조의 이 같은 노력은 빛을 발했다. 지난 1월 말부터 집들이를 시작한 ‘힐링마크 금성백조 예미지’ 입주자들이 품질에 만족하며 ‘앞으로 금성백조가 분양하는 아파트는 우리가 앞장서서 팔아주겠다’고 나섰다. 최근 입주 과정에서 하자 문제를 놓고 건설사와 입주자들이 적지 않은 갈등을 빚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입주자들의 약속처럼 지난달 분양한 ‘동탄2신도시 A11블록 예미지’는 1순위 청약 접수 결과 최고 80 대 1, 평균 17 대 1의 높은 경쟁률로 모든 주택형이 마감됐다. 정 부사장은 “이달 선보이는 대전 서구 관저지구 ‘관저 예미지 명가의 풍경’(994가구)도 명품 단지로 조성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대기업·벤처·유학…풍부한 경험

[부동산 트렌드] 금성백조주택 정대식 부사장 "명품 예미지, 자재·평면 꼼꼼히 따졌죠"
금성백조주택 창업주인 정성욱 회장의 외아들인 정 부사장은 성균관대에서 건축공학과 경영학을 전공한 뒤 1997년 LG건설(현 GS건설)에 입사해 재무회계팀과 국제금융팀에서 경험을 쌓았다. 홈 네트워크 서비스 구현을 목표로 설립된 벤처기업인 이지빌 창립 멤버로 2년여간 근무할 때는 수도권의 아파트단지를 구두가 닳도록 뛰어다녔다. 사무실 한쪽에 마련된 야전침대에서 쪽잠을 자며 일했다.

2002년 ‘수도권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라’는 정 회장의 권유로 금성백조에 입사해 서울지사를 만들고 수도권 개발사업을 시작했다. ‘장인정신이 담긴 아름다운 예술적 가치와 지적인 기능을 고루 갖춘 집’이라는 의미를 담은 아파트 브랜드 예미지도 “금성백조만의 상징이 필요하다”는 정 부사장의 주도로 탄생했다.

하지만 정 부사장은 다시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경영과 부동산에 대해 보다 체계적인 이론을 쌓고 시야를 넓히겠다는 이유에서다. 명문 코넬대에서 경영학석사(MBA)와 부동산학석사(MPSRE)를 취득했다. 정 부사장은 “낯선 환경에서 영어와 씨름했던 시절”이라며 “나이와 직위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소통하는 리더십을 배울 수 있었다”고 했다.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정 부사장은 2006년 경영기획실장으로 다시 경영에 참여한 뒤 직원들이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만드는 데 노력을 쏟아왔다. 좋은 인재가 모여야 회사도 발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신입사원 채용을 정례화하는 한편 격의 없이 소통하는 ‘형님 리더십’으로 직원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았다. 승진 대상 직원들이 프레젠테이션(PT)으로 자신을 소개하는 자리도 마련했다. 정 부사장은 “30분씩 PT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직원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며 “직원이 성장해야 회사도 한 단계 발전한다”고 설명했다.

정 부사장은 대형 건설사 중심으로 운영되던 대한건설협회 채용박람회에도 참여하고 있다. 덕분에 수도권 출신 신입사원도 꾸준하게 늘고 있으며 최근에는 대형 건설사 출신 경력 직원들 증가하고 있다.

아들만 셋을 둔 정 부사장은 주말에도 일을 손에 놓지 않는다. 정 부사장은 “지난해까지는 캠핑과 같은 야외활동을 많이 했는데 올 들어서는 ‘일’과 ‘가정’을 동시에 챙기려고 서울 여의도 IFC몰과 같은 도심 대형 쇼핑몰 등에 자주 간다”고 귀띔했다. 하반기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와 김포 한강신도시 주상복합 아파트 분양을 앞두고 상업시설에 대한 공부를 하기 위해서다. 정 부사장은 “상업시설 조기 활성화를 위해 일부 점포를 직접 운영할 계획”이라며 “아빠의 눈으로 잘 살펴보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호황일 때 불황에 대비하라”

전세난에 따른 실수요와 저금리에 갈 곳을 잃은 투자수요가 주택시장에 몰리면서 최근 분양시장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건설사들도 앞다퉈 토지 매입에 나서고 분양을 쏟아내고 있지만 금성백조는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나만의 길을 가고 있다. 정 부사장은 “경기가 호황일 때 불황에 대비하고 불황일 때 호황을 준비한 게 50년 동안 장수한 비결”이라며 “입지가 좋은 땅을 선별해 매입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그의 말처럼 금성백조가 앞으로 분양을 준비 중인 단지들은 모두 주거여건이 좋은 곳이다. 수도권 인기 신도시인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 C7블록(501가구)과 김포한강신도시 C3블록(701가구)에 이어 저금리에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대전 대덕테크노밸리 오피스텔(960실)까지 상품 포트폴리오도 잘 짜여졌다. 지난 1월에는 충남 보령 명천지구 택지개발 사업의 민간 사업자로 선정돼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공동시행에 나서는 등 개발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정 부사장은 “개발사업과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비중을 늘려 사업 구조를 다각화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정 부사장은 향후 금성백조의 목표를 세 가지로 꼽았다. 고객으로부터 인정받는 기업, 임직원이 일하기 좋은 기업, 사회로부터는 존경받는 기업이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