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토니아, 코딩 교육으로 '경제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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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모든 학생에 의무화… 핀란드, 민간 기업이 교육 주도
애플을 세운 스티브 잡스와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와 구글의 래리 페이지. 세계 정보기술(IT)의 역사를 새로 쓴 위대한 기업인들의 이름이다. 글로벌 기업을 세웠다는 사실 말고도 이들을 하나로 엮을 수 있는 단어는 또 있다. 소프트웨어다. 이들은 모두 기업인·혁신가 이전에 소프트웨어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개발자들이었다.
발트해 연안 국가인 에스토니아는 1991년 구소련에서 분리 독립할 당시만 해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000달러 안팎에 불과했다. 남한보다 작은 면적의 이 나라는 작년에 1인당 GDP 2만3000달러를 기록하며 북유럽의 새로운 강소국으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20여 년간 10배 넘게 성장한 에스토니아 기적의 비결은 IT에 있다. 독립 직후부터 IT를 국가 기간산업으로 정해 초·중·고등학교에서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에 사활을 걸었다.
1991년 독립 후 10배 성장
전 세계적으로 코딩 교육에 가장 공을 들이는 나라 가운데 하나는 영국이다. 영국은 이미 지난해 9월부터 초·중·고등학교 교육과정에 컴퓨터과학을 정규 과목으로 편성했다. 영국 정부는 코딩 교육 강화를 통해 산업혁명을 잇는 IT 강국으로 발돋움한다는 방침이다. 영어·수학·과학·스포츠와 함께 12개 정규 과목 중 하나가 된 컴퓨터과학 교육은 단순히 코딩 테크닉만을 가르치는 게 아니다. 코딩을 재료로 논리적 사고, 알고리즘에 대한 이해, 데이터 분석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키워 미래형 인재를 양성한다는 목표다.
최근 들어 런던이 유럽 스타트업의 중심으로 떠오르기 시작한 것도 이러한 국가 주도 정책이 바탕이 됐다는 평가다. 런던 북동부에는 이미 금융 기업이 밀집한 '시티'를 본뜬 '테크시티'가 조성돼 유럽의 주요 IT 스타트업들이 몰려들고 있다.
새로운 교육과정에 따르면 영국의 모든 아이들이 초등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지 최소한 하나의 프로그래밍 언어를 익히고 중학교를 졸업하면 두 개 이상의 언어를 구사할 줄 알게 된다. 모든 학생이 코딩을 배우게 한 시도는 세계적으로도 파격적인 결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미 세계적인 스타트업 강국으로 유명하다. 이스라엘의 창업 경쟁력은 국가가 주도한 소프트웨어 교육정책에서 찾을 수 있다. 1992년 이슬라엘 국가교육위원회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컴퓨터과학(CS)을 정규 과목으로 정한다는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 냈다. 사막 한가운데 자리 잡은 나라의 미래 먹을거리를 IT에서 찾자는 뜻이었다. 실제 교육은 1994년부터 시작됐다. 총 5단계(1단계에 90시간) 교육 중 1~2단계는 컴퓨터의 기초, 프로그램과 논리 등으로 구성된다. 3단계는 간단한 프로그램 제작 등 실습, 마지막 4~5단계는 데이터 처리, 사이버 보안 같은 고급 과정이다. 이스라엘의 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선 국내 대학 컴퓨터공학과 2~3학년 수준의 토론식 수업이 이뤄지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현재 이스라엘의 고교 재학생 수는 10만여 명, 이 중 절반인 5만 명 정도가 CS 3단계까지 배운다. 마지막 단계까지 듣는 학생은 상위 15% 정도다. 웬만한 대학 전공자 수준으로 소프트웨어를 다루는 인재들이 매년 1만 명 이상 배출되는 구조다. 2010년부터는 CS 교육을 중학교까지 확대했다. 간단한 코딩 교육을 통한 로봇 제작 등 컴퓨터과학에 대한 흥미를 일깨우는 게 목표다. 이스라엘 전국의 200여 개 중학교 가운데 2014년 현재 50여 개 학교가 CS를 정규 과목으로 편성했다. 구글·인텔·IBM·시스코·애플 등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의 자국 외 최대 연구·개발(R&D)센터는 모두 이스라엘에 있다. 소프트웨어 실력으로 무장한 인재들이 세계 그 어느 지역보다 부족하지 않게 쏟아지기 때문이다.
네 살 딸에게 코딩 가르쳐
노키아가 무너졌지만 핀란드인들의 IT DNA는 여전하다. 핀란드의 코딩 교육은 기업 등 민간 부문에서 더욱 활발하다. IT 서비스 기업인 레악토에서 일하던 엔지니어 유하 파나넨은 2013년 8월부터 자산의 네 살배기 딸에게 코딩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딸을 엔지니어로 키운다기보다 소프트웨어를 재미있게 느끼게 해주고 싶다는 의도였다. 그의 생각에 공감한 회사 동료들이 함께하자고 제안했고 회사는 공간과 PC를 제공했다.
2013년 10월 레악토 직원과 자녀들이 함께한 첫 번째 '코디클루(코딩학교)'가 열렸다. 파나넨과 동료들이 같이 개발한 '터틀 로이'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했다. 간단한 명령으로 아이들이 거북을 이리저리 움직이는 모습을 블로그에 올리자 예상하지 못한 반응이 나타났다. '수업에 참여하고 싶다'는 메일이 빗발쳤다. 결국 회사는 외부인 대상의 코디클루를 열었다. 추첨으로 4~8세 아이 15명을 선발해 작년 1월에 헬싱키 본사에서 첫 공식 코디클루를 열었다. 150명이 근무하는 본사 사무실이 꽉 찰 정도로 취재진이 몰렸다. 그날 자리에는 크리스타 키우루 핀란드 교육부 장관도 참관했다. 코딩 교육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그만큼 대단했다는 방증이었다.
요즘 핀란드를 대표하는 게임 기업 슈퍼셀도 나섰다. 2010년 설립된 슈퍼셀은 '클래시 오브 클랜'으로 전 세계 모바일 게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강자다. 직원 140명이 2013년 매출 8억9200만 달러를 올렸다. 슈퍼셀은 지난해 레악토와 함께 세계 코딩 챔피언을 뽑는 '헬로 월드 오픈'을 개최했다. 인공지능 자동차 경주 프로그램을 짜 실력을 겨루는 대회였다.
에스토니아는 2013년 1인당 GDP 2만3600달러를 달성했다. 에스토니아와 함께 ‘발트삼국’으로 불리는 라트비아·리투아니아(1만4000달러대)에 비해 월등하다. 에스토니아는 '유럽에서 창업이 가장 많은 나라', '발트해의 호랑이' 등으로 불린다. 성장의 비결은 역시 IT의 기간산업화와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에 있다.
에스토니아는 구소련에서 독립한 직후부터 'e에스토니아'라는 이름의 전자정부 사업을 시작했다.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기업에 사업을 맡길 예산이 없어 국내 기업의 역량을 키울 수밖에 없었지만 이는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가 됐다. 정부와 함께 40여 개의 대표적인 기업들이 에스토니아의 IT 경쟁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전국에 초고속 통신망이 깔려 있고 금융거래의 99.8%가 인터넷 뱅킹으로 이뤄진다. 2010년부터 원격진료를 시행해 현재 처방전의 95%가 온라인으로 발급된다. 지방선거는 국민의 25%가 전자투표로 참여한다. 가드타임(보안)·스핀텍(디지털 신분증)·노르탈(개인 의료·재정 관리) 같은 기업은 유럽을 중심으로 명성을 쌓고 있다.
소프트웨어 교육은 에스토니아의 IT 혁명을 이끈 또 다른 축이다. 초·중·고등학교에선 수학·과학 등에 컴퓨터를 활용하는 교육을 필수적으로 받는다. 이와 별도로 고교에선 소프트웨어를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선택 과목 '정보학'을 매년 1만2000명(30%)이 수강한다. 올해부터는 아예 모든 초등학생에게 코딩 교육을 하기로 결정했다. '프로게 티게르(proge tiger:프로그램 호랑이)'로 불리는 과정의 핵심은 '코딩을 통해 논리적 사고력과 창의력, 수학적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다.
코딩의 위기가 미국의 위기?
2013년 12월 미국에서 열린 '컴퓨터과학 교육 주간' 행사는 미국 사회 전역에 큰 울림을 던지는 화두가 됐다. 빌 게이츠, 잭 도시 같은 IT 거물은 물론이고 NBA 스타인 크리스 보시, 인기 가수 윌 아이엠까지 나서 "1주일에 1시간은 코딩을 공부하자"고 외쳤기 때문이다. 전 세계 IT의 성지인 실리콘밸리를 보유한 나라이지만 정작 지난 20년간 컴퓨터과학 수업을 들은 학생은 25%에서 19%로 줄었다. 교육 주간 행사를 주관한 코드닷오아르지는 향후 10년간 미국에서만 100만 개의 컴퓨터 관련 일자리가 채워지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실리콘밸리에서 활약하고 있는 개발자의 상당수가 인도·중국·한국 등에서 건너온 이민자들이다.
"비디오 게임을 사지만 말고 직접 만들어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말이다. 대통령까지 나서 위기의식을 고취하자 최근 빠르게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2013년 12월부터 시작된 '아워 오브 코드' 캠페인이 대표적이다. '코드카데미(codecademy)'처럼 아이들이 혼자서도 재미있게 코딩을 배울 수 있도록 돕는 스타트업도 생겨났다. 컴퓨터과학을 정규 과목으로 채택한 주도 17개로 늘었고 워싱턴 D.C.도 동참했다. 이 밖에 시카고·뉴욕 등도 교육과 전문 교사 양성에 시 정부 차원에서 힘을 쏟고 있다.
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국경제매거진 한경BUSINESS 1009호 제공 기사입니다>
발트해 연안 국가인 에스토니아는 1991년 구소련에서 분리 독립할 당시만 해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000달러 안팎에 불과했다. 남한보다 작은 면적의 이 나라는 작년에 1인당 GDP 2만3000달러를 기록하며 북유럽의 새로운 강소국으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20여 년간 10배 넘게 성장한 에스토니아 기적의 비결은 IT에 있다. 독립 직후부터 IT를 국가 기간산업으로 정해 초·중·고등학교에서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에 사활을 걸었다.
1991년 독립 후 10배 성장
전 세계적으로 코딩 교육에 가장 공을 들이는 나라 가운데 하나는 영국이다. 영국은 이미 지난해 9월부터 초·중·고등학교 교육과정에 컴퓨터과학을 정규 과목으로 편성했다. 영국 정부는 코딩 교육 강화를 통해 산업혁명을 잇는 IT 강국으로 발돋움한다는 방침이다. 영어·수학·과학·스포츠와 함께 12개 정규 과목 중 하나가 된 컴퓨터과학 교육은 단순히 코딩 테크닉만을 가르치는 게 아니다. 코딩을 재료로 논리적 사고, 알고리즘에 대한 이해, 데이터 분석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키워 미래형 인재를 양성한다는 목표다.
최근 들어 런던이 유럽 스타트업의 중심으로 떠오르기 시작한 것도 이러한 국가 주도 정책이 바탕이 됐다는 평가다. 런던 북동부에는 이미 금융 기업이 밀집한 '시티'를 본뜬 '테크시티'가 조성돼 유럽의 주요 IT 스타트업들이 몰려들고 있다.
새로운 교육과정에 따르면 영국의 모든 아이들이 초등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지 최소한 하나의 프로그래밍 언어를 익히고 중학교를 졸업하면 두 개 이상의 언어를 구사할 줄 알게 된다. 모든 학생이 코딩을 배우게 한 시도는 세계적으로도 파격적인 결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미 세계적인 스타트업 강국으로 유명하다. 이스라엘의 창업 경쟁력은 국가가 주도한 소프트웨어 교육정책에서 찾을 수 있다. 1992년 이슬라엘 국가교육위원회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컴퓨터과학(CS)을 정규 과목으로 정한다는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 냈다. 사막 한가운데 자리 잡은 나라의 미래 먹을거리를 IT에서 찾자는 뜻이었다. 실제 교육은 1994년부터 시작됐다. 총 5단계(1단계에 90시간) 교육 중 1~2단계는 컴퓨터의 기초, 프로그램과 논리 등으로 구성된다. 3단계는 간단한 프로그램 제작 등 실습, 마지막 4~5단계는 데이터 처리, 사이버 보안 같은 고급 과정이다. 이스라엘의 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선 국내 대학 컴퓨터공학과 2~3학년 수준의 토론식 수업이 이뤄지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현재 이스라엘의 고교 재학생 수는 10만여 명, 이 중 절반인 5만 명 정도가 CS 3단계까지 배운다. 마지막 단계까지 듣는 학생은 상위 15% 정도다. 웬만한 대학 전공자 수준으로 소프트웨어를 다루는 인재들이 매년 1만 명 이상 배출되는 구조다. 2010년부터는 CS 교육을 중학교까지 확대했다. 간단한 코딩 교육을 통한 로봇 제작 등 컴퓨터과학에 대한 흥미를 일깨우는 게 목표다. 이스라엘 전국의 200여 개 중학교 가운데 2014년 현재 50여 개 학교가 CS를 정규 과목으로 편성했다. 구글·인텔·IBM·시스코·애플 등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의 자국 외 최대 연구·개발(R&D)센터는 모두 이스라엘에 있다. 소프트웨어 실력으로 무장한 인재들이 세계 그 어느 지역보다 부족하지 않게 쏟아지기 때문이다.
네 살 딸에게 코딩 가르쳐
노키아가 무너졌지만 핀란드인들의 IT DNA는 여전하다. 핀란드의 코딩 교육은 기업 등 민간 부문에서 더욱 활발하다. IT 서비스 기업인 레악토에서 일하던 엔지니어 유하 파나넨은 2013년 8월부터 자산의 네 살배기 딸에게 코딩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딸을 엔지니어로 키운다기보다 소프트웨어를 재미있게 느끼게 해주고 싶다는 의도였다. 그의 생각에 공감한 회사 동료들이 함께하자고 제안했고 회사는 공간과 PC를 제공했다.
2013년 10월 레악토 직원과 자녀들이 함께한 첫 번째 '코디클루(코딩학교)'가 열렸다. 파나넨과 동료들이 같이 개발한 '터틀 로이'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했다. 간단한 명령으로 아이들이 거북을 이리저리 움직이는 모습을 블로그에 올리자 예상하지 못한 반응이 나타났다. '수업에 참여하고 싶다'는 메일이 빗발쳤다. 결국 회사는 외부인 대상의 코디클루를 열었다. 추첨으로 4~8세 아이 15명을 선발해 작년 1월에 헬싱키 본사에서 첫 공식 코디클루를 열었다. 150명이 근무하는 본사 사무실이 꽉 찰 정도로 취재진이 몰렸다. 그날 자리에는 크리스타 키우루 핀란드 교육부 장관도 참관했다. 코딩 교육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그만큼 대단했다는 방증이었다.
요즘 핀란드를 대표하는 게임 기업 슈퍼셀도 나섰다. 2010년 설립된 슈퍼셀은 '클래시 오브 클랜'으로 전 세계 모바일 게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강자다. 직원 140명이 2013년 매출 8억9200만 달러를 올렸다. 슈퍼셀은 지난해 레악토와 함께 세계 코딩 챔피언을 뽑는 '헬로 월드 오픈'을 개최했다. 인공지능 자동차 경주 프로그램을 짜 실력을 겨루는 대회였다.
에스토니아는 2013년 1인당 GDP 2만3600달러를 달성했다. 에스토니아와 함께 ‘발트삼국’으로 불리는 라트비아·리투아니아(1만4000달러대)에 비해 월등하다. 에스토니아는 '유럽에서 창업이 가장 많은 나라', '발트해의 호랑이' 등으로 불린다. 성장의 비결은 역시 IT의 기간산업화와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에 있다.
에스토니아는 구소련에서 독립한 직후부터 'e에스토니아'라는 이름의 전자정부 사업을 시작했다.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기업에 사업을 맡길 예산이 없어 국내 기업의 역량을 키울 수밖에 없었지만 이는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가 됐다. 정부와 함께 40여 개의 대표적인 기업들이 에스토니아의 IT 경쟁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전국에 초고속 통신망이 깔려 있고 금융거래의 99.8%가 인터넷 뱅킹으로 이뤄진다. 2010년부터 원격진료를 시행해 현재 처방전의 95%가 온라인으로 발급된다. 지방선거는 국민의 25%가 전자투표로 참여한다. 가드타임(보안)·스핀텍(디지털 신분증)·노르탈(개인 의료·재정 관리) 같은 기업은 유럽을 중심으로 명성을 쌓고 있다.
소프트웨어 교육은 에스토니아의 IT 혁명을 이끈 또 다른 축이다. 초·중·고등학교에선 수학·과학 등에 컴퓨터를 활용하는 교육을 필수적으로 받는다. 이와 별도로 고교에선 소프트웨어를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선택 과목 '정보학'을 매년 1만2000명(30%)이 수강한다. 올해부터는 아예 모든 초등학생에게 코딩 교육을 하기로 결정했다. '프로게 티게르(proge tiger:프로그램 호랑이)'로 불리는 과정의 핵심은 '코딩을 통해 논리적 사고력과 창의력, 수학적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다.
코딩의 위기가 미국의 위기?
2013년 12월 미국에서 열린 '컴퓨터과학 교육 주간' 행사는 미국 사회 전역에 큰 울림을 던지는 화두가 됐다. 빌 게이츠, 잭 도시 같은 IT 거물은 물론이고 NBA 스타인 크리스 보시, 인기 가수 윌 아이엠까지 나서 "1주일에 1시간은 코딩을 공부하자"고 외쳤기 때문이다. 전 세계 IT의 성지인 실리콘밸리를 보유한 나라이지만 정작 지난 20년간 컴퓨터과학 수업을 들은 학생은 25%에서 19%로 줄었다. 교육 주간 행사를 주관한 코드닷오아르지는 향후 10년간 미국에서만 100만 개의 컴퓨터 관련 일자리가 채워지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실리콘밸리에서 활약하고 있는 개발자의 상당수가 인도·중국·한국 등에서 건너온 이민자들이다.
"비디오 게임을 사지만 말고 직접 만들어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말이다. 대통령까지 나서 위기의식을 고취하자 최근 빠르게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2013년 12월부터 시작된 '아워 오브 코드' 캠페인이 대표적이다. '코드카데미(codecademy)'처럼 아이들이 혼자서도 재미있게 코딩을 배울 수 있도록 돕는 스타트업도 생겨났다. 컴퓨터과학을 정규 과목으로 채택한 주도 17개로 늘었고 워싱턴 D.C.도 동참했다. 이 밖에 시카고·뉴욕 등도 교육과 전문 교사 양성에 시 정부 차원에서 힘을 쏟고 있다.
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국경제매거진 한경BUSINESS 1009호 제공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