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업체 'F&F'의 재발견…'디스커버리' 성공 비결은?
지난해 따뜻한 겨울 탓에 아웃도어 업체들의 성장세가 한풀 꺾인 것으로 나타난 반면 F&F만 나홀로 고성장 가도를 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F&F는 디스커버리, MLB 등의 라이센스 브랜드를 보유한 의류업체로 이른바 '등산복'으로 대표되는 다른 업체들과 달리 생활밀착형 아웃도어로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F&F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3014억원, 영업이익 120억원, 당기순이익 139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눈에 띄는 것은 성장률이다. F&F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013년에 기록했던 71억원보다 무려 67% 가량이나 늘어난 액수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약 35% 성장했다.

다른 아웃도어 업체들이 지난해 따뜻한 겨울 탓에 판매 부진을 겪으며 줄줄이 역성장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선방' 그 이상의 성적표를 시장에 내놓은 셈이다.

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받아 이른바 '고딩(고등학생을 속되게 부르는 말) 점퍼 열풍'을 일으켰던 노스페이스(영원아웃도어)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약 6% 줄었든 것이 대표적이다.

또한 네파와 코오롱(코오롱인더 패션군)도 각각 지난해 영업이익 929억원과 627억원으로 각각 21%와 20% 가량 줄었다.

주가 상승률도 무섭다. 지난해 연초 7000원대이던 주가는 올 연초 15000원대로 두배 가량 뛰더니 이달 초 23000원대까지 뛰어올랐다. 최근 한달새 주가상승률만 45%에 달한다.

시장에선 F&F의 고성장 이유를 반사이익으로 꼽는다. 소위 '등산복'으로 대표되는 아웃도어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에 들어선 상황에서 F&F의 생활밀착형 아웃도어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는 게 이유다.

박현진 동부증권 연구원은 "디스커버리는 다른 아웃도어 브랜드와 달리 라이프스타일 캐주얼 브랜드를 표방하고 있는 것이 다른 점"이라며 "기존 블랙야크, 네파, K2 등의 영업이익률이 20% 내외 임을 감안하면 디스커버리의 실적을 고려할 때 최대 마진율도 기존 브랜드와 차별화된다"고 말했다.

특히 매출 품목 다변화로 안정적 성장이 가능한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F&F는 전체 매출에서 아웃도어 브랜드인 디스커버리가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또 MLB(메이저리그 베이스볼) 브랜드가 약 40%이며, 레노마 등 나머지 브랜드들이 10% 가량이다.

지난해보다 올해 더 고성장 가도를 달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가 전망도 밝다. 아웃도어 시장이 과거 연평균 20%를 웃돌던 고성장세가 꺾이면서 F&F의 경쟁력이 더 강화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조현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향후 2년간 아웃도어 시장이 10% 성장에 그치겠지만 의류 업종 가운데서는 F&F의 성장률이 가장 양호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F&F가 앞으로 3년간 연평균 44% 가량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상위 업체들의 근접하는 외형 확대도 기대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